김병욱의 아성, '응답' 신원호로 넘어가나?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1.20 16: 19

'시트콤 대가'의 신작에 대한 반응은 시들해졌고, 복고와 첫사랑 감성을 내세운 새로운 드라마의 인기는 뜨겁다. '시트콤의 귀재'라 불리며 많은 작품을 성공시킨 김병욱 감독의 아성이 이대로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에게로 넘어갈까?
김병욱 감독의 컴백으로 많은 기대를 받은 케이블채널 tvN 일일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에 대한 반응이 심심하다. 독특한 설정과 개성 강한 캐릭터, 스타급 카메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재미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반응.
김병욱 감독은 지난 1995년 시트콤 'LA아리랑'을 시작으로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하이킥' 시리즈 등을 흥행에 성공시키며 시트콤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다양한 소재와 에피소드로 인기를 누렸고, 송혜교, 정일우, 박민영, 황정음 등 시트콤에 출연한 신인 배우들 역시 이를 계기로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첫 방송된 '감자별'은 기대와 달리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김병욱 감독과 두 번의 '하이킥'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끈 이순재가 돌아왔고, 여진구와 하연수 등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인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화제성도, 시청률도 예전만 못하다. 시트콤 대가의 귀환이라고 하기에는 찝찝한 부분이 있다.
반면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 PD는 드라마계의 새로운 흥행 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원호 PD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의 초대 연출자로, 지난해 CJ E&M으로 이적해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성공시켰다. KBS 2TV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연출을 맡은 적은 있지만 드라마는 처음. 하지만 시청자들의 웃음과 눈물 포인트를 정확하게 집어내는 감각적인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지난달 첫 방송된 '응답하라 1994' 역시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고 매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응답하라 1994' 10회는 평균시청률 8.8%, 순간 최고시청률 10.0%를 기록했다. 이는 매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것으로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방송 5주 만에 '응답하라 1997'의 최고시청률을 넘어선 것.
사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과 매우 비슷한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 찾기를 주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비롯해 1990년대 복고감성, 그리고 성나정의 부모인 성동일과 이일화의 캐릭터까지 전편과 똑같다. 또 친오빠 같은 쓰레기(정우 분)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성나정은 '응답하라 1997'의 윤윤제(서인국 분)와 성시원(정은지 분)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이끄는 힘은 상당하다. 하숙, 삐삐, 록카페, 과미팅 등은 30~40대들에게 막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와 가족들에 대한 에피소드로 10~20대까지 포용한다. '남편 찾기'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와 시청자들과 '밀당'을 하며 재미를 더했다. 더불어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친구와 가족, 첫사랑에 대한 순수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며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것. 신원호 PD의 탁월한 연출력이 드라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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