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25, 울산)이 홍명보호 원톱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신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서 끝난 러시아전 전반 6분 통쾌한 오른발 선제골을 뽑았다. 한국은 김신욱의 골을 지키지 못하고 전반과 후반 각각 한 골씩을 허용하면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평가전은 내용이 더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스위스전과 러시아전을 바탕으로 숙원이었던 원톱부재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김신욱이 터트린 득점은 홍명보호 출범 후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뽑아낸 득점이었다.

김신욱은 스위스전에서 뛰어난 제공권 장악으로 홍정호의 동점 헤딩골에 기여했다. 이청용, 손흥민 등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도 좋았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 기성용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받은 김신욱은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청용의 오프사이드로 무효가 됐다. 결과적으로 골이 터지지 않아 스위스전은 2% 아쉬운 경기였다.
러시아전 선제골로 김신욱은 마지막 2%를 채웠다. 원톱으로서 필요한 모든 조건을 증명했다. 경기 후 김신욱은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고맙다. 내가 잘할 수 있도록 잘 맞춰줬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경기력에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동안 홍명보 감독은 원톱감을 찾지 못해 고심했다. 국내파든 해외파든 누구 한 명 만족스런 플레이가 없었다. 그 때마다 박주영(28, 아스날)의 대표팀 복귀론이 불거졌다.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나오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소신을 지켰다. 이제 김신욱이 만족스런 역할을 해주면서 굳이 박주영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박주영도 아직 브라질행 가능성이 남아있다. 홍명보 감독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박주영이 새 팀을 찾는다면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있다”고 박주영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다시 소집된다. 박주영이 새 팀을 찾더라도 그 때 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또 박주영이 대표팀에 뽑힌다 해도 이미 동료들과 수개월간 호흡을 맞춰 온 김신욱에 비해 불리한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그 때가 되면 브라질 월드컵은 불과 5개월 남짓 남아 손발을 맞출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홍명보호의 원톱자리는 이대로 김신욱의 차지가 될까. 아니면 박주영, 지동원 혹은 이동국 등 다른 선수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까. 브라질로 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