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가 바라는 '강팀의 조건', 그리고 전북의 미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1.21 07: 04

"서울이나 포항을 보면 한 두명 빼고 선수단이 바뀌지 않고 꾸준히 유지된다. 그것이 바로 정상급 강팀의 조건이다."
누가 뭐래도 전북 현대는 K리그의 강팀이다. 하지만 강팀이 강팀으로 계속 있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내다보며 미리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3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서 1-4 대패를 당했다. 전북은 비록 이날 경기 패배로 2008년 이후 5년 만에 3연패를 당했지만 사실상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은 확정지은 상태다.

꾸준히 ACL에 출전했고, 리그에서 선두권을 지키며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누가 봐도 전북은 K리그에서 손꼽는 강팀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서울이나 포항을 보면 한 두명 빼고 선수단이 바뀌지 않고 꾸준히 유지된다. 그것이 바로 정상급 강팀의 조건"이라며 최근 변동이 많은 전북 선수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전북은 변동이 너무 심하다. 선수들을 잘 추슬러도 수도권팀으로 이적하고 싶어하는 선수도 많고, 기껏 적응하고나면 군대 가는 선수도 많다보니 선수 지키기가 쉽지가 않다"고 속앓이를 털어놨다. 잠시 대표팀에 '마실'을 나갔다가 전북에 돌아온 봉동이장이 맞닥뜨렸던 난감한 상황들에 대한 소회다.
"잘 지키면서 보강을 해야하는데 큰 폭으로 선수들이 바뀌어버리니 참 힘들다. 적응할만하면 군대에 가고, 이적하고. 중심이 되는 선수가 있는 상황에서 보강을 해야하는데"라고 씁쓸한 마음을 털어놓은 최 감독은 "이동국은 40살까지 전북에서 뛰어야지"라며 특유의 유머를 덧붙였다.
최 감독의 이런 심경고백은 1-4 대패를 당한 후에도 이어졌다. "올해 초반 내가 없을 때 선수들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와서도 일정 자체가 굉장히 힘들었고 부상자가 계속 이어졌다"며 팀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한 최 감독은 "내년 ACL에 나가게 되면 선수 보강이 이루어져야한다. 선수 자원은 한계가 있고 어렵지만 내년 준비를 잘해야한다"고 올해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최 감독의 한탄같은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강팀이 되기 위해, 또 강팀으로 살아남기 위해 최 감독이 바라는 것은 한결같다. 좋은 팀을 만들어 유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 감독이 바라는 강팀의 조건이자 그가 그리는 전북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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