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행’ 오승환, 메이저리그가 아닌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21 10: 40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31)의 종착지는 일본 한신 타이거스가 될 듯하다.
일본 은  21일 한신이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승환 신분조회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은 조만간 나카무라 가즈히로 한신 단장이 한국으로 건너가 이달 중 오승환과 최종적인 계약 성사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계약 규모는 이적료 포함 2년 총액 9억엔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년 전 2년 총액 7억엔에 계약했던 이대호를 뛰어넘는,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 한국인 선수 최고 몸값이다.
이렇게 한신행이 가까워졌지만,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뿐이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적응과 대우에 있어선 일본무대가 나으나, 메이저리그라는 꿈과 명예 또한 머릿속에 넣어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소가 오승환으로 하여금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프로야구를 선택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장 상황이 오승환에게 불리했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마무리투수들이 나왔다. 조 내이선을 비롯해 브라이언 윌슨, 그랜트 발포어, 호아킨 베노아, 페르난도 로드니, 조엘 한라한, 에드워드 무지카, 후한 카를로스 오비에도, 크리스 페레스, 라이언 메드슨,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등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들이 모두 현역 마무리투수라 할 수는 없지만,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고, 팀 상황에 따라선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는 기량을 지니고 있다. 
시장에 물건이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서 불펜투수의 몸값은 선발투수보다 낮다. 때문에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일본프로야구보다 못한 몸값을 받게 될 확률이 높았다. 마무리투수가 메이저리그서 거액의 계약을 맺으려면, 다른 곳이 아닌 메이저리그 무대서 검증이 되어야만 한다.
게다가 오승환은 완전한 FA 자격을 얻고 해외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팀이 오승환을 데려오려면 포스팅 비용도 부담해야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경우, 한화는 포스팅 금액의 규모에 따라 류현진의 해외진출을 승낙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은 오승환을 아무런 조건 없이 풀어준다고 밝혔다. 오승환에게 있어선 해외진출의 문이 크게 열렸지만, 자칫하면 터무니없는 포스팅 비용으로 메이저리그에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4팀이 오승환의 영입을 숙고했으나, 4팀 모두 포스팅비용과 오승환의 연봉을 놓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물론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2년 동안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본프로야구를 정복하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나갈 수 있다. 오승환의 한신행은 메이저리그를 향한 또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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