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2차 드래프트, 이득일까 손해일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1.21 09: 15

2차 드래프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0개 구단이 분주하게 시뮬레이션에 임하고 있다.
LG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고, 얼마 전 송구홍 운영팀장이 일본 고치로 넘어가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2차 드래프트 전략을 짰다. 2011년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서 김성배‧이재학을 뽑아 대반전에 성공한 롯데와 NC처럼, LG도 성공신화를 쓰려하는 것이다.
2년 전 제1회 2차 드래프트 당시 LG의 지명 전략은 전력보강이었다. 1라운드서 김일경, 2라운드서 윤정우, 3라운드서 최동수를 지명, 베테랑 내야수 2명에 신예 외야수 1명을 선택했다. 당해 FA 선수들의 이탈에 의한 전력약화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최동수와 김일경 모두 2012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LG 내야진에 힘을 보탰다.

윤정우는 미래를 내다본 카드였다. 대학교 4학년 때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했지만, 강한 어깨와 빠른 발로 향후 LG 외야진을 이끌 재목으로 낙점됐다. 2012년 스프링캠프서 LG 선수 중 타석에서 1루까지 가장 빠르게 도달한 이가 윤정우였다. 2012시즌을 마치고는 상무에 입대, 올해 퓨처스리그서 도루 23개를 기록하며 스피드를 증명했다. 반면 LG서 이적한 선수는 투수 박건우과 내야수 이학준 2명으로 이학준만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LG의 첫 번째 2차 드래프트는 대박은 아니어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하지만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선 손해를 입을 수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짜면서 “2년 전에만 해도 명단을 짜기가 쉬웠다. 다 짜놓고 보니 5명이 오히려 남았던 기억이 난다”며 “하지만 올해는 보호 선수 규모가 45명은 돼야할 것 같다. 이러다가 5, 6명은 타 팀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를 표했다.
2013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감할 만큼, 2년 만에 LG는 두터운 선수층을 구축했다.1군만 강해진 게 아닌, 2군에서 계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40명 보호선수 규모에선 1군 정예 선수들을 지키는 데에는 무리가 없지만, 퓨처스리그서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까지 묶어놓기는 힘들다. 
특히 투수쪽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임찬규 최성훈 이형종 정찬헌 최동환 한희 송윤준 배우열 신동훈 이희성 등 올해 1군서 이렇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곧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할 자원들이 많다. 그러나 40인 명단을 짜보면, 이들 중 몇 명은 빠져나가게 된다. 외야진도 그렇다. 늦어도 2, 3년 후에는 외야진 개편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황선일 이천웅 심재윤 등이 40인 보호 명단 경계선에 자리 중이다. 황선일은 퓨처스리그를 정복한 타자며, 이천웅과 심재윤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들을 빼앗긴다면, LG는 청사진을 다시 그려야한다.   
물론 잃는 만큼 얻을 수도 있다. LG 또한 2년 전 롯데와 NC처럼 전력의 중심이 되는 선수를 뽑아 대반전을 이룰지도 모른다. 아니면 현재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이를 선택해 2군 이탈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이례적으로 FA 시장서 침묵한 LG가 2차 드래프트에선 어떤 결과를 얻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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