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는 얼마가 될까.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31)의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몸값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오승환은 지난 2000년말 정민태-구대성 이후 한국인 선수로는 13년 만에 비(非) FA 선수로 일본에 진출하는 케이스라 이적료가 붙게 된다.
지난 1995년 시즌 후 프로야구 출신 최초로 일본에 진출한 해태 에이스 선동렬은 주니치 드래건스에 임대 형식으로 입단했다. 당시 주니치가 해태에 전달한 임대료는 3억엔. 2년 뒤 해태는 야구천재 이종범이 주니치로 이적할 때에도 무려 4억5000만엔의 이적료를 받으며 두둑하게 챙겼다.

같은 해 LG 특급 좌완투수 이상훈도 주니치에 임대됐는데 임대료는 2억엔이었다. 이는 역대 한국인 선수 중에서 최소 임대료. 1999년 시즌 후에는 한화 에이스 정민철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임대 형식으로 진출했고, 한화가 받은 임대료는 2억5000만엔이었다.
역대 최고 이적료는 2000년 시즌 후 요미우리로 이적한 정민태였다. 당시 정민태의 해외 진출을 승낙한 현대는 요미우리로부터 무려 5억엔의 이적료를 지불받았다. 정민태는 계약금-연봉이 각각 1억엔으로 총 2억엔을 받았는데 이적료는 무려 2.5배에 달했다. 당시부터 재정적으로 휘청이기 시작한 현대 구단에는 큰 돈이었다.
같은 해 구대성도 오릭스 블루웨이브로 이적했는데 당시 한화가 받은 이적료는 3억5000만엔이었다. 정민태와 구대성을 끝으로 일본 진출 선수들은 모두 완전한 FA 자격을 얻어 입단했다. 한동안 임대료 및 이적료는 사라졌지만 13년 만에 오승환이 다시 비 FA 케이스로 등장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승환의 이적료는 2~3억엔 수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은 '한신이 2년 9억엔의 거액에 오승환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오승환의 계약금과 연봉으로는 2년 총액 6억엔으로 준비 중이다. 이적료 포함 9억엔의 대형 계약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의 순수 몸값이 7억엔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이적료는 2~3억엔 선에서 결정날 전망이다.
이 경우 오승환은 이상훈과 함께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소 수준의 임대·이적료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오승환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순수 몸값 7억엔은 지난 2011시즌 후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한 이대호와 함께 일본 진출 첫 해 선수로는 최고 수준이다.
원소속팀 삼성에서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됨에 따라 최소 수준의 이적료로도 가능해졌다. 삼성은 자금력이 떨어지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해태나 현대처럼 굳이 이적료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오승환에게 돌아가는 파이가 더 많아졌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이적료는 더욱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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