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시민구단 대구FC가 오는 23일 오후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시민구단 전환 앞둔 성남을 상대로 '원조의 힘'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이번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는 내년 시즌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시작할 성남이 마지막 홈경기로 일전을 치루는 만큼 대구FC는 그 어느 때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
지난달 성남의 시민구단 전환 결정 이후 대구FC 마스코트 빅토는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화환과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축하 메시지와 별개로 대구 입장에서는 지난 제주전 승리 여세를 이어 성남전에서도 승리를 거둬야 내년 시즌 다시 1부 리그에서 맞대결할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는 대구 역시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경기다. 이번 성남전을 잡아야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을 수 있다.
대구는 지난주 제주원정에서 조형익, 황순민의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투지는 불타올랐고 집중력은 배가 됐으며 대구가 원하는 대구만의 경기를 보여줬다.
제주에 이어 상대하는 성남과는 올 시즌 1승 2무를 기록하며 전적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군다나 1승은 성남 원정에서 거둔 결과였다. 성남을 상대로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뛰어난 경기를 펼쳐온 것이다. 성남에게 대구는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한편 성남은 최근 2경기에서 제주, 대전에 각각 0-1로 패하며 2연패를 기록,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2경기 연속 득점하지 못하며 공격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성남의 부진이 대구에게는 반가울 따름이다. 반대로 대구는 지난 제주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최근 5경기에서 8골을 집어넣으며 득점력 또한 향상된 상태다. 선수들의 절실함 뿐만 아니라 경기력에 자체에 있어서도 성남에 한 발짝 앞서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제주전을 포함해 그동안 대구가 원정에서 거뒀던 좋은 성적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구는 홈에서보다 오히려 원정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면면들은 대구가 이번 성남 원정을 충분히 승리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는 황일수와 황순민이 각각 퇴장, 경고 누적으로 이번 성남전에 나서지 못한다. 두 선수 모두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대구에는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조형익, 김흥일, 산드로, 아사모아가 바로 그들이다. 네 선수 모두 빠른 발놀림과 기술을 바탕으로 대구의 공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조형익은 지난 제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쾌조의 감각을 유지중이다. 이처럼 네 선수들이 컨디션을 유지하며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황일수와 황순민의 공백은 충분히 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비를 담당하는 선수들의 득점도 기대할만하다. 대구가 성남과의 맞대결에서 넣은 3골 모두 이들의 발끝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대구 수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이지남, 조영훈, 유경렬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유경렬은 앞선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멋진 골을 작렬시키며 팬들의 기쁨을 높여줬다.
이번 경기 또한 세트피스 기회가 여러 차례 다가올 것인 만큼 성남 진영에서 골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제 단 3경기가 남았다. 한경기 한경기가 사활이 걸린 셈이다. 이번 성남전은 대구가 올라서느냐 다시 주저앉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한판이 될 것이다.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대구가 성남을 꺾고 강등권 싸움의 승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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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