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패기에 주춤했지만 역시 관록의 힘은 살아있었다.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승점 2점을 추가했다.
대한항공은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1·2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나머지 세 세트를 모두 잡는 저력을 과시하며 3-2(22-25 21-25 26-24 25-19 15-13)로 이겼다. 승점 2점을 추가한 대한항공(승점 12점)은 선두 현대캐피탈에 세트 득실률에서 뒤진 2위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반면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한국전력(승점 5점)은 상위권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경기 초반은 전광인의 독무대였다. 1세트부터 가벼운 움직임으로 대한항공을 폭격했다. 퀵오픈, 오픈, 후위공격 등 공격루트도 가리지 않았다. 전광인인 1세트에서만 10점,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한국전력의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한국전력은 중앙의 하경민이 확률 높은 속공으로 전광인의 어깨를 가볍게 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 끝에 25-22로 이겼다.

2세트에서도 전광인의 기세가 계속됐다. 대한항공이 마이클 신영수 곽승석 등 삼각편대를 앞세워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고비 때마다 전광인의 강 스파이크가 흐름을 끊었다. 마무리도 전광인의 손에서 나왔다. 23-21에서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전광인은 곧이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관록도 만만치 않았다. 3,4세트에서는 마이클의 확률 높은 득점이 이어졌고 신영수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한국전력의 기를 꺾었다. 반면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공격이 주춤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중요했던 3세트에서 듀스 접전 끝에 26-24로 이긴 대한항공은 그 여세를 4세트까지 몰아 25-19로 이겼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하지만 위기관리는 역시 대한항공 쪽이 좀 더 노련했다. 7-7에서 신영수의 오픈 공격으로 먼저 8점 고지에 오른 대한항공은 9-8로 앞선 상황에서 신영수의 결정적인 블로킹 득점이 터지며 승기를 만들어갔다. 이후 대한항공은 마이클이 공격 득점에 블로킹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진땀승을 마무리지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마이클이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34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세트에서는 다소 부진했던 신영수가 3세트부터는 서서히 살아나며 16점을 보탰고 블로킹 싸움에서도 14-6으로 앞섰다. 반면 한국전력은 전광인이 28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밀로스(16점)가 해결사 몫을 해주지 못하며 아쉽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꺾고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1·2세트를 따내며 상승세를 탄 흥국생명은 3세트 이후 양효진과 황연주 쌍포를 앞세운 현대건설의 집요한 추격에 시달리며 5세트까지 몰렸다.
그러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던 5세트에서 외국인 선수 바실레바의 활약과 주축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이어지면서 마지막까지 버텼고 13-14에서 주예나의 득점으로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갔다. 이후 흥국생명은 김혜진의 중앙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상대 외국인 선수 바샤의 공격을 조송화가 가로막으며 짜릿한 승부를 마무리했다. 승점 2점을 추가한 흥국생명(승점 6점)은 4위로 뛰어 오른 반면 현대건설(승점 4점)은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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