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반응이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이 승리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지적했다. 팀을 점검할 것이라는 의지도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부터 5세트를 모두 쓸어 담는 저력을 과시하며 3-2로 역전승했다. 우리카드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난 대한항공은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말 그대로 저력이었다. 전광인을 막지 못해 1·2세트를 허무하게 뺏긴 대한항공이었다. 마이클과 신영수 등 공격수들의 성공률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듀스 접전이 이어졌던 3세트에서 막판 뒷심을 자랑하며 이기고 분위기를 돌려놨다. 이후로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승점 2점을 따낼 수 있었다. 최근 삼성화재의 대항마로 자리하며 쌓은 저력이 이날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하지만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는 솔직히 된 것이 하나도 없다. 2세트까지는 황동일이 무엇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헤매고 다녔다. 표현할 길이 없다”라며 승리에도 썩 좋지 않은 심정을 드러냈다.
새 주전 세터 황동일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긴장을 하고 있는지, 토스는 컨트롤이 되어야 하는데 연습할 때와 다르다. 공격수들은 연습 때 리듬에 맞춰져 있는데 경기에 들어가면 타이밍이 안 맞으니 답이 없더라. 아직까지는 조금 먼 것 같다”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1라운드를 마친 김 감독은 "다른 팀들을 생각하기 전에 우리부터 한 번쯤 점검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쉬는 기간 중 팀 정비 의사를 드러냈다. 세터 황동일과 공격수들의 호흡, 그리고 그 호흡의 원천이 되는 믿음을 중시한 김 감독이 소기의 성과와 함께 2라운드를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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