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남편스쿨’이 첫 선을 보였다. ‘불량남편을 변화시킨다’는 다소 식상한 포맷이었지만, 방송 노출이 적었던 손남목 최영완 덕분에 일단 화제몰이엔 성공했다.
지난 21일 오후 11시 15분 MBC에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기막힌 남편스쿨’이 전파를 탔다. '기막힌 남편스쿨'은 불량남편들이 백년해로를 누리기 위해 알아야 할 다양한 정보를 배워 아내에게 실천하며 부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남편 생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이창훈 박준규 정준하 홍록기 윤형빈 손남목 크리스 존슨 등이 출연했다.
첫 번째 주제는 아침밥으로, 이들 부부의 아침 풍경이 공개됐다. 윤형빈, 이창훈, 손남목, 홍록기 아내 등은 남편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윤형빈은 늦잠을 잔 탓에 밥을 먹지 않았고, 홍록기는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반찬투정을 했다. 이창훈은 요리중인 아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아이 취급을 했고, 손남목은 7첩 반상에도 “전이 없다”고 투덜거렸다. 특히 손남목은 이제 막 자리에 앉으려는 아내에게 물을 달라고 요구해 아내 최영완을 분노케했다.

이에 제작진은 ‘네가 해라 아침밥’을 주제로 아내가 없는 상황을 가정해 요리를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남편들은 직접 요리를 하면서야 아내들의 노고를 깨달았다. 특히 “나는 태어나서 밥 한 번도 안 해봤다. 전기밥솥이 어떻게 생긴 지도 모른다”던 손남목은 직접 요리를 하고서야 전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두 번째 주제는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아주 사소한 방법’. 최영완은 일을 하고 돌아오자마자 집을 치워야 하는 현실과 남편의 무심한 태도에 눈물을 터뜨렸다. 그가 원하는 건 “잘 다녀왔어? 수고했어”라는 남편의 따뜻한 한 마디 뿐이었지만, 손남목은 아내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며 아이처럼 굴었다. 제작진은 이들 부부를 통해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말이나 행동임을 깨닫게 했다.
출연자들은 서로의 모습을 지켜보며 “저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교훈을 얻었다”며 달라질 것을 약속했다. 이처럼 리얼 관찰 프로그램을 표방한 ‘기막힌 남편스쿨’은 다양한 부부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스스로 잘못된 점을 반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방송 말미 손남목은 난생 처음 주방에 선 모습으로 아내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최영완은 "우리 남편이 '기막힌 남편스쿨'에 다녀온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 후 SNS 등에는 “‘기막힌 남자스쿨’을 공감하며 재밌게 봤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일부 남성들은 남자만 계몽대상으로 보는 게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관건은 남녀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주제와 교육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여기에 또 한 가지. 손남목 부부를 향한 관심을 미루어볼 때 시청자들은 식상한 포맷일수록 새로운 출연자를 원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박준규 부부의 경우 이미 채널A ‘부부극장 콩깍지’를 통해 좌충우돌 리얼한 일상 부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어 이들 부부의 출연이 식상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단 공감되는 주제와 손남목 부부의 출연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기막힌 남편스쿨’. 과연 정규편성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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