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극 뺨치는 '기막힌 남편스쿨', 정규편성 가능할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1.22 10: 20

첫 선을 보인 ‘기막힌 남편스쿨’이 의외로 재미있다는 평들에도 불구, 프로그램 속 등장하는 막장(?) 남편들의 모습으로 일부 시청자들의 욕을 먹으며 논란의 불씨를 드러냈다.
지난 21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기막힌 남편스쿨’은 불량남편들이 백년해로를 누리기 위해 알아야 할 다양한 정보를 배워 아내에게 실천하며 부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남편 생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배우 이창훈, 박준규, 개그맨 정준하 홍록기 윤형빈 연극 연출가 손남목 외국인 크리스 존슨 등 다양한 배경의 남편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은 무뚝뚝하고 부인을 배려하지 않는 남편들의 모습이었다. 이들의 이런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 특유의 과장이 들어가 흥미를 주기도 했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특히 박준규, 손남목, 홍록기 등 남편들이 아내와 함께 하는 아침 식사 시간 보여준 태도는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답답함을 자아냈다. 박준규는 안마기에 누운 채로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부인이 "밥을 먹으라"라고 부를 때까지 기다렸다. 그의 부인은 박준규의 식성에 대해 "무조건 국 찌개가 있어야 한다. 그게 한 번 이상은 먹을 수 없다. 저녁에는 또 다른 걸 끓여 먹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박준규의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출연진은 감탄을 했고, 박준규는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말해 원성을 샀다. 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침 식사 준비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묻는 다른 이들의 말에 오히려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나아가 "그럼 여자가 나가서 돈 버는 건 잘못된 거냐"라고 묻는 이창훈의 질문에는 자신만만하게 "그럼"이라며 "주방일이나 부엌일을 아예 안 한다.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망언을 내뱉었다.
연극연출가 손남목의 모습 역시 논란을 불렀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풍성한 반찬을 준비한 아내 연기자 최영완의 노력에도 "전이 없느냐"며 없는 반찬을 찾았다. 남편의 식성을 아는 아내는 그를 위해 곧바로 굴전을 준비했고, 그는 굴전을 받으며 "물어보기 전에 했으면 얼마나 좋느냐"라고 투정을 부렸다. 그의 철없는 행동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반찬 만들기를 마치고 자리를 잡으려는 아내를 굳이 잡아세워 물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아내는 짜증을 냈고 지켜보는 이들은 "진짜 '사랑과 전쟁'이다"라며 혀를 찼다.
11살 연하 아내와 살고 있는 홍록기 역시 막장 남편 대열에 들어섰다. 그는 서툰 솜씨에도 열심히 아침 식사 반찬을 준비한 아내의 노력을 알아주기는 커녕,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이어 "밥 먹을 만한 반찬이 없다"며 수십년간 먹어온 매니저가 가져다 주는 김치만 찾았고 아내가 밤부터 만들어 놓은 반찬에는 많은 손길을 주지 않아 아내를 섭섭하게 했다. 그는 "의외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애교있지 않느냐"라고 집안에서의 무뚝뚝한 모습에 놀라는 출연진에게 "지금은 약간 교육 중이다"라고 말하며 나쁜(?) 남편의 정점을 찍었다.
이런 남편들의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아내를 배려하지 않는 남편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굳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남편들을 욕먹게 하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남편들의 일부 발언은 '망언'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어에 오르기도 할 정도. 1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기막힌 남편스쿨'은 정규 편성으로 갈 수 있을까? 혹 논란이 편성에 더 힘을 실어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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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남편스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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