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거인 군단에 복귀한 최준석(30)이 등번호 10번을 선택할까.
두산 시절 10번을 사용했던 그는 롯데에서는 새로운 등번호를 선택할 듯. 22일 '제2회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이대호 유소년사회인 야구 캠프'가 열린 부산 경성대 야구장에서 만난 최준석은 "10번은 죽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롯데에서 등번호 10번이 주는 의미를 잘 알기에.
2년 전까지 이대호가 사용했던 등번호다. 그는 "내년에 준석이가 10번을 달고 나의 기를 이어 받을 것"이라는 이대호의 덕담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에 이대호가 "(10번이 2개라는 의미에서) 102번을 쓰는 건 어떻겠냐"고 하자 최준석은 그저 고개만 가로 저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던졌다. "10번은 정말 부담된다"고.

이대호는 '거인 군단의 자존심'이라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했다. 네 차례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2010년 세계 최초로 9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고 사상 첫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최준석은 "워낙 대호가 한 게 많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둘도 없는 친구가 쌓은 명성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솔직한 마음이다.
최준석은 내년 시즌 맹활약을 다짐했다. 그는 "많이 설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부산 팬들의 성원이 뜨거운 곳이 아닌가. 잠실에서도 그러했으나 많은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것은 선수로서 큰 영광"이라며 "팀의 기대가 큰 것도 알고 있고 팬들의 성원도 대단할 테니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대호는 최준석의 롯데 복귀에 대해 "정말 잘 됐다"고 자신의 기쁨처럼 여겼다. "롯데에서 함께 뛰며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두산으로 이적한 뒤 주전 선수가 되고 포스트 시즌에서의 활약은 최고였다. 아마도 부산팬들이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며 "새로운 4번 타자가 탄생했으니 롯데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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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