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MAMA] 화려해졌는데 파격은 없었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1.23 00: 09

스타들은 화려했고, 무대는 좀 심심했다.
엠넷 연말시상식 2013 MAMA(Mnet Asian Music Awards)가 22일 홍콩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리고, '조금 더' 재미있을 수 있을텐데, 만족이라고 하기엔 다소 심심한 무대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자극성을 줄인 대신 인상적인 몇몇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날 오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은 이전보다 '분명' 발전하긴 했다.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에, 패리스 힐튼에 유튜브 스타 일비스까지 '현재진행형' 월드스타들이 시상식을 찾았고, 이들과 호흡을 맞춘 한국 가수들의 모습도 흥미로웠다. 특히 헬멧을 쓴 일비스의 모습은 한국 시상식을 넘어서겠다는 MAMA였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

정체가 불분명한 상의 수가 많아져 '나눠주기'에 나서긴 했지만 특정 톱스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수상결과를 최대한 희석시키기 위한 의도로 본다면 봐주고 넘어갈 만했다. 대상에 해당되는 올해의 노래상, 가수상, 앨범상을 모두 1, 2, 3부 엔딩으로 분산시킨데다, 제일 마지막 무대는 스티비 원더에게 돌려 시상식 전체 분위기가 대상에게만 쏠리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다만 수상자가 참석하지 않으면 아예 생방송 중 시상도 제외해버려 시상 순서는 뒤죽박죽 엉망, 산만했다.
진행은 많이 매끄러워졌다. 시상자들이 대본대로 읊거나 차기작 홍보에 열을 올리는 민망한 장면은 사라졌다. 굳이 영어 멘트가 왜 필요한가 하는 순간이 없진 않았지만, 어색한 침묵의 순간은 다른 시상식에 비해 확연히 사라졌다.
퍼포먼스는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정도였다. 자우림, 이하늘, 박재범, 카이가 호흡을 맞춘 오프닝은 신선하긴 했지만 집중하기 어려웠고, 기대를 모은 트러블메이커의 무대는 SM 콘셉트의 가죽 옷, 엉덩이 터치, 리얼 키스 등의 카드를 내밀긴 했지만 파격적이진 않았다. 가장 화끈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트러블메이커를 안일하게 이용한 느낌이다.
시상식 1~2주 전에야 픽스된 일부 가수의 퍼포먼스는 당연히 완전히 새로울 수 없었고, 그래서 대형 시상식 무대라고 하기엔 평이한 무대가 꾸며졌다.
다소 무난했던 무대 연출은 엑소의 '으르렁'부터 만회하기 시작했다. '으르렁' 초반 퍼포먼스는 뮤직비디오처럼 원테이크로 촬영하며 두 패로 나뉘어 으르렁대는 멤버들의 매력을 백분 살렸다. 이어진 '늑대와 미녀'에서도 무대 바닥의 조명 등을 활용해 기존 음악방송과는 차별화된 영상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비의 무대도 반갑긴 했다. 지난 7월 제대 후 국내 시청자들 앞에 처음 선 비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 '잇츠 레이닝' 등을 선보였다. 큰 파격을 꺼내들거나 군입대 전과 어마어마하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2대 8로 빗어넘긴 머리, 핑크색 재킷에 반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서 윙크를 날리는 그는 한층 더 여유있어 보였다. 매우 최근에 출연이 확정됐지만 리프트 무대에 물까지 쏟아내리게 하며 화려한 무대를 할당했다.
솔로 릴레이를 선보인 빅뱅은 분위기를 확실히 띄웠다. 탑은 마이크를 등에 매고 나와 신곡 '둠 다다'의 '똘끼 충만'한 무대를 선보였고, 태양은 '링가링가'를 부르며 유려한 춤 솜씨를 뽐냈다. 승리는 '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로 섹시함을 강조했고, 다소 난감한(?) 5대 5 가르마 노란 머리로 등장한 지드래곤은 이날 시상식 주인공 다운 존재감이었다. 올 한해 개인활동만으로도 그룹 활동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인 자부심이 물씬 느껴지는 퍼포먼스였다. '판타스틱 베이비'를 부르며 이효리와 소녀시대를 춤추게 한 것도 빅뱅이니까, 가능했다. 
엔딩은 효린과 스티비 원더의 몫이었다. 우리의 아이돌스타 효린과 팝의 거장 원더가 나란히 서서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로 화음을 맞추는 장면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아주 화려하진 않았지만, 효린은 긴장하지 않고 가창력을 과시,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디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다음은 수상 내역.
▲댄스 퍼포먼스 여자 솔로 - 씨엘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그룹 - 씨스타 ▲베스트 뮤직비디오 - 지드래곤 '쿠데타' ▲올해의 발견 - 배치기 ▲여자 신인 - 크레용팝 ▲남자 신인 - 로이킴 ▲아시안 스타 - 곽부성(중국), 데릭호(싱가포르), 푸밍(베트남), 도삭싯(태국), SMASH(인도네시아), 캬리 파뮤파뮤(일본) ▲남자가수 - 지드래곤 ▲올해의 노래 - 조용필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 - 지드래곤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여자 - 에일리 ▲스타일 인 뮤직 - 씨스타 ▲넥스트 제네레이션 글로벌 스타 - 에이핑크 ▲월드와이드 퍼포머 - 인피니트 ▲인터내셔널 페이보릿 아티스트 - 일비스 ▲올해의 가수 - 지드래곤 ▲베스트 OST - 윤미래 '터치 러브' ▲댄스 퍼포먼스 남자 그룹 - 샤이니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남자 - 이승기 ▲베스트 랩 퍼포먼스 - 다이나믹 듀오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 - 버스커버스커 ▲남자 그룹 - 인피니트 ▲여자 그룹 - 소녀시대 ▲베스트 콘서트 퍼포머 - 이승철 ▲여자 가수 - 이효리 ▲올해의 앨범 -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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