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화상 잔치는 끝났다. 올해 열린 대종상, 영평상, 청룡상 시상식에는 예측 가능, 이견없는 수상도 있었고 예상 외, 반전의 수상도 존재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특별한 몰아주기 현상 없이 고른 수상을 자랑했다는 것이고 연기파 배우들이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영광의 주인공들과 작품들을 다시금 짚어봤다.
- 대종상 '관상'
대종상의 주인공은 영화 '관상'과 배우 송강호였다.

'관상'은 지난 1일 열린 제 50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6관왕에 올랐다. 최우수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 남우주연상(송강호), 인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조정석), 의상상 등을 수상하며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관상'은 900만명을 넘게 동원하는 흥행력을 보이면서도 팩션 사극의 작품성도 인정받아 잡음없는 다관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대종상은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에 송강호와 류승룡(7번방의 선물)을 공동수상하며 안전을 택했다. 여우주연상의 영광은 '몽타주'의 엄정화에게 돌아갔다.
김수현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생애 첫 영화 신인남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관상'의 이정재는 이 작품을 통해 인기상을 차지, 올해 신드롬의 주역임을 입증했다.
- 영평상 '설국열차'
제 33회 영평상(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은 29일 열리지만 앞서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영평상의 주인공은 '설국열차'다.
'설국열차'는 영평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촬영상 3개상을 받게 된다. 이어 '관상'은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그리고 음악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최고인기상에 해당되는 CJ CGV 스타상은 이정재의 차지가 됐다.
이로써 송강호는 폭넓게보면 대종상(작품상)과 영평상(남우주연상)에서 모두 주인공이 되는 영광도 안았다.

- 청룡상 '소원'
청룡상은 '관상'도 '설국열차'도 아닌 '소원'의 승리였다.
'소원'은 22일 오후 열린 제 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소원'은 최우수작품상 외에도 각본상, 여우조연상을 추가했다.
당초 '관상'이 9개 부문 10개 후보를 장식해 최다 수상이 점쳐진 상태였다. 물론 '소원'은 '신세계'와 함께 나란히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앞서 대종상에서 '관상'이 작품상에 최다수상, 이은 영평상에서는 '설국열차'가 작품상을 받아 청룡영화상에서도 이 두 작품의 경쟁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컸다.
하지만 이래서 청룡은 재미있다. 항상 반전의 재미가 있는 것. 이번 청룡영화상은 '소원'에 힘을 실어줬다.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이중적 잣대로 나눈 게 아니라 영화가 가진 '의미'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 연기파 남자배우 역시
종합해보면 올해 수상의 기쁨을 안은 남자배우는 송강호, 류승룡, 황정민이다. 이들은 모두 오랜 시간 충무로를 대표하는 한국 남자배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황정민이 대종상과 영평상에서 수상에 밀려나자 팬들의 항의가 있었을 정도. 하지만 황정민 본인이나 아쉬움을 가졌던 팬들은 청룡상 수상으로 그 한을 풀었다. 올해 영화상 남우주연상은 이처럼 예상과 기대의 접점에서 폭발력을 지녔다. 여기에 각 영화 시상식의 남우조연상 수상자들과 후보들 역시 쟁쟁해 주연상 못지 않은 조연상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 여우주연상 제각각
남우주연상 못지 않게 나름 치열했던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제각각이었다. 대종상은 엄정화, 영평상은 엄지원, 청룡상은 한효주였다.
엄정화는 영화 '몽타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 무관의 한을 풀며 펑펑 눈물을 흘렸고, 엄지원은 '소원'으로 영평상 여우주연상에 이름을 올리며 그 열연을 인정받았다. 청룡상 여우주연상의 꽃은 '감시자들'의 한효주. 남자 배우들이 충무로 대표 중년 연기파 배우라는 공통점으로 관통됐다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들은 보다 다채로운 색깔과 개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겠다.

- 김수현 여진구, 영화판을 기대할게
올해 될성 부를 떡잎은 김수현, 여진구 등이다. 이번 영화 신인상은 가장 이견없는 부문 중 하나였다. 김수현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대종상을 받았고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여진구가 영평상과 청룡상 신인남우상을 휩쓸었다. 이들 모두 스타성과 연기력을 흡족하게 겸비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앞으로 영화계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