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무시' KBL, 심판-선수 죽이기로 일단락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1.23 07: 40

오심을 인정했다. 심판 위원장이 직접 언급했다.
지난 20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서 심판판정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여러 판정에 대해 불만이 나오더니 최악의 상황은 오리온스가 64-63으로 앞서던 종료 4분 24초를 남기고 일어났다.
오리온스 이현민이 SK 변기훈에게 공격자 반칙을 저질렀다는 판정이었다. 이에 항의하던 추일승 감독은 테크니컬 반칙 2개를 연이어 지적받고 퇴장당했다. SK는 이때 얻은 자유투 2개를 주희정이 모두 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3쿼터 한때 14점 차로 뒤지던 SK는 결국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심판판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다. 이현민의 발을 밟고 넘어진 변기훈에게 헐리웃 액션이라며 집중포화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보선 KBL 심판위원장은 해당 경기의 오심을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21일 "김동욱의 반칙은 일반 반칙으로 선언하는 게 맞고 이현민의 공격자 반칙은 반칙 상황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KBL 공식 심판설명회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발언이었다. 현재 KBL의 심판설명회 과정은 분명하다.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을 품은 구단이 설명회를 요청하면 요청 구단과 심판부가 회의를 해 결정한다. 또 오심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추후 요청구단에 결과를 통보한다.
공식적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 이 위원장은 확실하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심판이 이현민의 팔꿈치가 변기훈에게 닿는 모습과 변기훈의 과장된 몸짓을 본 심판이 공격자 반칙으로 잘못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일부 팬들의 주장처럼 심판이 일부러 잘못 봤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현장에서 잘 보고자 애를 썼지만 영상 분석 결과 오심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헐리웃 액션(시물레이션 액션)에 대해 심판의 오심에도 불구하고 선수에 대해 집중포화가 이뤄지고 있다. 당시 이현민은 변기훈의 발을 밟았고 몸을 움직이던 변기훈은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을 밟은 부분이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설명없이 변기훈의 액션이 과하다는 이유와 심판이 잘못봤다는 이유로 현재 집중된 포화를 피해가려는 듯한 모습으로 재빨리 오심을 인정했다.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오심 인정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정해진 프로세스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른 방향으로 결정이 흘러갈 수 있다. 심판위원회가 설치된 이유도 분명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곧바로 일어났다.
22일 오심 심판에 대한 징계가 나왔다. 그리고 오리온스가 원했던 재경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올 시즌 농구가 살아날 수 있는 호재가 많지만 폭발적으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농구 인기가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오심 인정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쪽에서는 스스로 권위를 깎고 심판 그리고 선수 죽이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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