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후지카와를 기대한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오승환(31)의 새로운 등번호로 '22번'이 떠오르고 있다. 일본 은 지난 22일 오승환의 한신 입단 확정 소식을 전하며 구단에서 그의 등번호로 '22번'을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한신의 등번호 22번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후지카와 규지가 쓴 번호.
시카고 컵스에 소속돼 있는 후지카와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지난 1998년 드래프트 1순위로 한신에 입단한 그는 데뷔 초 30번을 달고 뛰었지만 2005년부터 22번으로 바꿨다. 22번은 사사키 가즈히로와 다카쓰 신고 등 일본프로야구 특급 수호신들을 상징하는 번호로 후지카와도 따라 달았다.

후지카와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562경기에서 42승25패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2007년(46세이브)·2011년(41세이브)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한신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그는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12시즌을 마친 뒤 팀을 떠났고, 한신은 올한해 확실한 마무리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한신이 시즌 초반부터 오승환을 줄곧 지켜보며 러브콜을 보낸 것도 후지카와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277세이브를 기록하며 5차례나 구원왕에 오른 한국 사상 최고의 마무리. 연봉만 무려 3억엔을 안긴 한신은 후지카와 빈자리를 메우는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래 줄곧 21번을 달았다. 어느덧 그를 상징하는 숫자가 됐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2006·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1번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22번을 단 적은 없다. 현재 한신은 투수 이와타 미노루가 21번을 등번호로 쓰고 있지만, 22번은 후지카와가 내놓은 이후 1년간 비어있다.
일본 언론에서도 오승환을 후지카와의 대체자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은 '한신은 후지카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확실하게 고정된 마무리가 없었다. 마무리 획득이 최우선 과제로 오승환을 영입했다'고 전했고, 도 '오승환이 후지카와의 뒤를 잇는 절대 수호신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후지카와는 지난해 12월 시카고 컵스와 2년간 총액 9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데뷔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팔 부상으로 수술 후 재활에 있지만 꿈을 이룬 사나이다. 오승환도 후지카와처럼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 한신에서의 2년을 잘 보낸다면 후지카와처럼 후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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