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또 한 번 NC 다이노스 투수 유망주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넥센은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차 좌완 이상민을 지명한 데 이어 3차에서 우완 윤영삼을 지명하며 3장의 영입 카드 중 2장을 NC 투수들에게 사용했다. NC에만 4억 원을 지불하고 유망주를 데려온 셈이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번 3명의 지명자 모두 이장석 대표가 직접 지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이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랬듯 이 대표의 손으로 직접 자원을 골라 모든 것이다. 특히 이 대표의 NC 투수 영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넥센은 NC에 즉시 전력감 내야수인 차화준과 군필 강속구 투수 임창민을 내어주고 2011년 신인인 김태형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였다. 넥센은 올해 4월에도 NC에 내야수 이창섭, 지석훈, 외야수 박정준을 주고 송신영과 유망주 신재영을 영입했다.
김태형과 신재영은 이후 한 번도 1군에서 뛰지 않았다. 계속 강진에서 몸을 만들며 퓨처스리그에 등판했다. 신재영은 다음 달 경찰청에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넥센은 이 두 명의 투수가 당장의 전력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데려온 셈이다. 이번에 뽑은 이상민과 윤영삼까지 더해 4명 중 NC에서도 1군 무대를 밟아본 선수는 이상민(8경기)이 유일하다.
넥센이 이처럼 NC 팜의 투수 자원을 모으는 데는 이장석 대표의 욕심이 크다. 이 대표는 고교야구 자료까지 분석하며 직접 드래프트를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NC가 창단한 뒤 이 대표가 눈여겨봤던 선수들은 대부분 상위 지명권을 가진 NC에 먼저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넥센이 유독 NC에서 유망주를 많이 데려오는 이유가 거기 있다.
넥센 관계자는 지난해 김태형이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이장석 대표가 지켜봤던 투수다. NC가 먼저 지명을 해 매우 아쉬워했다. 김태형을 데려오기 위해 즉시 전력감을 내주기는 하지만 트레이드를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재영, 이상민, 윤영삼 역시 같은 케이스다.
넥센은 다년간의 트레이드와 육성을 통해 남부럽지 않은 타선의 힘을 갖췄다. 그러나 타자와 달리 투수는 트레이드도 FA도 쉽지 않다. 자체 육성이 중요한 이유다. 넥센 스카우트팀은 그 밑바탕인 유망주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래서 좋은 '원석'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NC는, 넥센이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거래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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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