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구단의 여유일까. 삼성 라이온즈의 '통큰 결단'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2일 경산볼파크에서 한신 타이거스 관계자와 회동을 갖고 해외진출 FA 자격을 갖춘 오승환(31)에 대한 이적을 합의했다.
오승환과 한신의 계약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2억엔에, 2년간 연봉 3억엔씩을 받는다. 또한 연간 5000만엔의 인센티브가 따라붙는다. 따라서 오승환에게 보장된 금액은 8억엔이며, 인센티브를 포함한 최대 총액은 9억엔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예상 밖의 이적료. 한신은 오승환의 영입을 위해 삼성에 이적료 5000만엔을 지불할 예정. 과거 한국 선수들이 일본 구단에 임대 또는 이적할때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예상 밖의 액수다.
하지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이적료는 얼마든 상관없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삼성의 5차례 우승에 큰 공을 세운 오승환의 해외 무대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이적료 협상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대신 송 단장은 한신 측에 "오승환에게 좋은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내 최고의 소방수인 오승환이 최고 대우를 받은 건 당연하다"는 게 송 단장의 생각이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 인텔리전스 대표 또한 "구단 측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삼성은 과거에도 통큰 결단으로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2010년 김상수의 활약 속에 출장 기회가 줄어든 박진만은 구단 측에 자유 계약 선수로 풀어 달라고 요구했고 구단 측은 흔쾌히 선수의 요구를 받아 들였다. 덕분에 박진만은 고향팀인 SK로 이적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9년부터 2년간 삼성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무릎 부상 속에 2010년 8월 임의 탈퇴를 당했다. 넥센은 나이트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으나 임의 탈퇴 신분 때문에 그를 영입하지 못했다.
이에 넥센은 삼성에 나이트의 임의 탈퇴 신분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고 삼성은 나이트가 국내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성공의 꽃을 피울 수 있게끔 넥센의 요청을 수락했다. 팬들이 '쿨성'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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