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심야 시간으로 시간대를 옮긴 SBS 예능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모양새다.
2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다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웃찾사’는 전국기준 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일 방송분(3.9%) 보다 0.7%포인트 소폭 하락한 수치로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 중 4위 기록이다.
‘웃찾사’는 지난달 11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 45분에서 골든타임인 오후 11시 10분으로 편성됐다. 저조한 시청률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큰 효과를 보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이 이미 고정 시청자 층을 꽉 잡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들이기 때문.

‘웃찾사’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전국기준 9.2%의 시청률로 지난 15일 방송분(7.6%) 보다 무려 1.6%포인트 상승한 성적을 얻었다. ‘나 혼자 산다’와 박빙의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S 2TV ‘사랑과 전쟁2’는 지난 15일 방송분(7.7%)에서 소폭 하락한 7.3%로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조명하는 ‘나 혼자 산다’는 배우 이성재, 김광규, 방송인 노홍철, 가수 데프콘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인 전현무와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양요섭, 배우 김민준 등이 새 멤버로 합류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날 나타낸 시청률은 두자릿수에 가까운 수치로 ‘나 혼자 산다’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나 혼자 산다'와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랑과 전쟁' 역시 막장 드라마 보다 더 리얼한 부부생활을 다루며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랑과 전쟁'의 경우 30-40대 부부들에게 공감갈 만한 내용을 그려내 탄탄한 고정 시청자 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
서로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두 프로그램과 경쟁을 벌이게 된 '웃찾사'는 골든타임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쉽사리 3%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웃찾사'를 책임지고 있는 박재용 PD는 지난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잘 됐던 때도 있고, 고초를 겪었던 때도 있고, 폐지됐던 적도 있는데 다시 날개를 피기 위한 준비 작업이 끝났다. 감히 '개그콘서트' 제작진에게 긴장하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웃찾사'의 부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간의 부진은 시청자들이 보려해도 쉽게 눈이 가지 않는 주말 오전 시간대의 불리함으로 이해될 수 있었다. 그러나 골든타임으로 시간을 옮긴 후 약 한달 가량이 지난 이 시점, 화제성이든 시청률이든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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