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숙고’ kt, 8명 어떤 가능성 봤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3 14: 55

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8명의 선수를 지명하며 ‘1기 선수단’의 구성을 마무리했다. 내부에서는 “뽑고 싶은 선수를 잘 뽑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8명의 선수는 어떤 가능성을 kt에 어필했던 것일까.
kt는 22일 리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린 2013년도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자격으로 쓸 수 있는 8장의 지명권을 모두 행사하며 선수를 충원했다. 사실 지난 13일 40인 외 보호선수 명단을 받아든 kt는 그 이후 초긴장 상태였다. 명단이 오자마자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수차례 회의를 거듭하며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그 결과는 22일 드러났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만족한다”라면서 후련한 심정을 드러냈다.
다른 팀들은 내년에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와 미래를 고르게 내다봐야 했다. 여기에 나갈 선수들의 예상 명단을 추려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했다. 하지만 kt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2015년 이후를 내다본 육성형 선수들을 계속 지명하며 팀의 밑그림을 그려갔다. 조 팀장은 “타 구단이 내년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대체 요원 뽑다 보니까 육성형 선수들이 우리에게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실력보다는 가능성을 봤다. 1라운드에 지명한 투수 김주원부터가 그랬다. 개명 전 이름인 김민식으로 더 잘 알려진 김주원은 사실 1군에서 검증된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kt는 망설임이 없었다. 조 팀장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자원이었다. 좌완에 체격 조건과 구속이 좋다. 수술을 했지만 재활까지 다 마쳤다. 1라운드에서 뽑지 않으면 뽑는다는 보장이 없었다”며 1순위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NC 투수 김용성 또한 kt가 1라운드 지명을 염두에 뒀던 선수다. 역시 150㎞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매력이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LG 투수 이윤학은 아마추어 시절의 자질을 높게 봤다. 조 팀장은 “신일고 시절 에이스였다. 프로에서는 생각보다 못 컸는데 좋은 재목이라고 판단했다”며 기대를 걸었다. 삼성 투수 이준형 역시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다. 조 팀장은 “현재는 재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왔다”면서 앞으로를 내다봤다.
2차 드래프트 유일의 포수였던 김동명(전 삼성)은 현재 포수가 많지 않은 kt의 사정에서 의미가 있는 지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 팀장은 “1차 지명을 받았던 선수고 가능성이 많다”면서 “조 감독님께서 삼성 인스트럭터로 계실 당시 눈 여겨 봤던 포수”라고 귀띔했다. 삼성에서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을 정도다. 김사연(전 넥센)은 기동력을 보충하기 위한 카드다. 조 팀장은 “정말 발이 빠른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 외 김영환(전 삼성), 신용승(전 삼성)도 지금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전력들이다. 조 팀장은 “김영환은 잠재력이 큰 선수다. 고1 때부터 유망주 소리 들었던 선수다. 잘 데려온 거 같다”라고 했고 신용승에 대해서는 “2군에서 2년 동안 3할 이상을 친 좌타자 요원이다”라며 타격 재질을 높게 평가했다.
이렇게 kt는 원석들을 손에 넣었다. 김용성 김동명 김사연 등 군 문제를 해결한 선수들도 있다. 적당히 균형이 맞는다. 남은 것은 얼마나 이 선수들을 잘 키우느냐다. kt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육성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조 감독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제 2013년 선수 수급을 사실상 마무리한 kt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애리조나 캠프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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