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명은 최상 시나리오인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3 15: 19

나간 선수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당연히 아쉽기 마련이다. 그나마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것은 지명한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를 마친 SK의 심경이 그렇다. 일단 지명은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됐다는 것이 SK 내부의 판단이다.
SK는 22일 리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5명의 선수가 타 팀에 지명됐다. 전체 1순위로 kt에 뽑힌 김주원을 비롯, 이영욱(삼성) 김준(KIA) 최윤석(한화) 허준혁(두산)이 팀을 떠난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짰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SK 육성파트의 한 관계자는 “명단을 짜놓고 보니 5명 정도 나갈 수 있겠더라. 거의 대부분 그렇게 됐다”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뽑은 3명의 선수에 대해서는 대만족이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야 '이름값이 없는 선수니 잘못한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만족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K는 나갈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대략적으로 예상한 뒤 그에 맞게 지명 전략을 다시 짠 끝에 세 선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SK는 세 선수에 대해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일까.

1라운드에서 뽑은 신현철(전 넥센)은 현장의 요청이었다. 정근우(한화)가 팀을 떠난 SK는 내야진이 허전하다. 신현철은 그런 내야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다. 시즌 중 불미스러운 음주사고를 저질렀지만 그 전까지는 염경엽 넥센 감독이 전략적 유망주로 키우던 선수였다. 이미 잠재력은 모든 팀들이 다 알고 있다. 사고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SK외에도 다른 2~3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SK 관계자는 “1라운드에서 뽑지 않았다면 놓쳤을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두 선수는 의외의 인물이다. SK는 2라운드에서 이정담(전 롯데)을, 3라운드에서 김대유(전 넥센)를 차례로 지명했다. 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SK 육성파트에서는 애당초 두 선수를 1~2순위로 점찍고 있었다. 다른 팀들에서 뽑아갈까봐 조마조마했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이정담은 2군 코칭스태프에서 높게 평가했다. 경찰청에 가는데 2년 뒤에는 좋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라 불펜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김대유는 이미 군 문제를 해결했고 지명 당시 SK 스카우트팀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았던 선수였다. 팀에서는 장기적인 선발 요원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즉시 전력감(신현철)과 미래를 내다본 자원(이정담 김대유)의 지명이 적절하게 배분된 2차 드래프트였다는 게 SK의 내부 평가다. SK 육성파트 관계자는  “당장을 보면 안 된다. 2년 이상을 봐야 한다. 2011년 지명 때도 유재웅은 1년 뒤 은퇴를 했다. 반면 미래를 보고 뽑은 오수호는 평가가 좋고 김도현은 장기적인 4번 후보로 생각하는 선수다”라면서 “현장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미래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2013년 11월 22일이 SK의 미래를 밝혔던 날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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