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분명 나아졌지만 과제도 남았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1.23 18: 01

지난 22일 홍콩에서 개최된 엠넷 연말시상식 MAMA(Mnet Asian Music Awards)가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지난해보다 확연히 나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는 평. 그러나 아시아 대표적인 축제로 나아가기엔 과제도 남아있다.
시상식 자체는 세련돼졌고, 매끄러워졌고, 보다 더 축제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시아의 그래미를 표방한 MAMA가 진정한 아시아 축제가 되기에는 여전히 '첫걸음'에 머물렀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 확실히 세련돼졌다 

가장 눈에 띈 점은 우선 축제 자체가 매우 매끄러워졌다는 것. 시상자들이 어색하게 서서 대본만 읊거나, 생뚱맞은 차기작 홍보로 분위기를 다운 시키는 일은 없었다. 영어 멘트가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다른 시상식에 비해선 많이 세련돼졌다.
참석 가수의 수를 늘려야 하니, 정체 불명의 상은 좀 늘긴 했다. 상을 주지 않으면 굳이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 가요계 분위기상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대신 대상 수상자에게만 쏠리는 분위기를 분산시키 위해 각 회마다 대상을 하나씩 호명하고, 엔딩 무대에 대상 소감 대신 스티비 원더를 배치한 것은 상보다 음악 퍼포먼스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주목할만 했다.
그 퍼포먼스 역시 지상파 가요 시상식의 단순한 열거식 공연을 크게 벗어났다. '말로만 콜라보' 단계를 뛰어넘어 볼거리를 다수 제공했다. 한국의 차세대 디바 효린과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가 한 무대서 화음을 맞추는 장면은 단연 하일라이트였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비스가 헬멧을 쓰고 크레용팝 옆에서 함께 '빠빠빠' 춤을 추는 장면도, 한국 시상식을 뛰어넘겠다는 MAMA였기에 가능한 그림이었다.
MAMA는 첫 시작부터 왜 우리 시상식을 왜 해외에서 개최하느냐, 왜 국내 가수 위주면서 아시아 시상식을 표방하느냐는 지적을 끝없이 받아왔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이에 대한 답변을 무대로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 아직 아시아 축제는 아니다
하지만 충분하진 않았다. 아무리 K-POP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하더라도, MAMA는 아직 아시아 축제라고 불리긴 어려웠다. 곽부성이 유일한 '아시아' 가수였다.
올해는 아시아 내 미디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6개국에서 각국의 공식 차트를 기반으로 ‘베스트 아시안 아티스트 상’을 시상하긴 했는데, 이들은 VCR로 '번개같이' 지나가며 감사 인사를 한 게 전부였다.
제작진의 고민도 이해는 되는 부분. 국내 시청자들이 아시아 가수들에게 큰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은 꽤 큰 모험이다. 하지만 한국 대다수의 인기 가수와 '서양 가수', '구색맞추기용 아시아 가수'의 조합을 두고 아시아 축제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 가수 뿐만 아니라 아시아 톱 가수들이 앞다퉈 찾고 싶을 공신력을 가져야 아시아 대표 음악 축제라는 타이틀에 정당함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적은 아시아 가수들의 음악을 어떻게 소개하고 아시아 시장을 위화감 없이 통합해내는 축제를 만들 것인지는 MAMA에게 여전한 과제로 남은 셈이다.
가수들의 역량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MAMA만의 파격적인 무대 연출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도 아쉽다. 여전히 시상식 퍼포먼스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순간은 2008년 MKMF 이효리와 탑의 키스 퍼포먼스에 그치고 있다. 이후로도 회자될 획기적인 무대 연출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 비가 올라탄 물쇼가 가미된 리프트나 다른 아이돌 무대에서 등장한 무대 연출들은 대부분 이미 뮤직비디오나 콘서트에서 시도된 것들이었다. 음향도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섭외와 콜라보에서 나아가 무대 연출로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그 기대는 내년 MAMA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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