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챔프전 오심’ 겪은 김진 감독의 동병상련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1.23 16: 32

김진 LG 감독이 오심을 빌미로 시즌 1호 퇴장을 당한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의 마음을 헤아렸다.
창원 LG는 23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프로농구 2라운드 홈팀 고양 오리온스와 맞붙었다. 오리온스가 지난 20일 SK전에서 두 개의 결정적 오심이 나온 뒤 첫 경기를 치러 분위기가 예민한 상황이었다.
김진 감독은 추일승 감독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었다. 10년 전 오리온스 감독시절 겪었던 ‘잃어버린 15초 사건’ 때문이다. 사건은 2003년 4월 11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오리온스와 TG 삼보의 챔프 5차전에서 발생했다. 2승 2패로 맞선 양팀에게 5차전은 매우 중요했다.

그런데 5차전 4쿼터 종료 1분 16초를 남기고 계시기가 15초 동안 멈췄지만 경기가 그대로 진행된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다. 70-76으로 뒤지던 TG 삼보는 데이비드 잭슨의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어 3차 연장전에서 오리온스에게 98-97로 이겼다. 계시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오리온스가 이길 경기였다.
경기 후 오류가 발견되자 오리온스는 재경기를 신청했다. 이에 KBL이 재경기 요청을 받아들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대승적 차원에서 패배를 받아들였고 6차전에서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진 감독은 “정규시즌 한 경기가 아니라 챔프전 경기라 무게감이 달랐다. 한 경기가 아닌 시즌 전체를 내준 셈이었다. 선수들의 박탈감이 심했고 의욕이 꺾였다”며 돌이켰다.
만약 오리온스가 재경기를 받아들였다면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김진 감독은 “재경기가 확정되자 삼보에서 6차전 경기를 못하겠다며 재경기를 하려면 5차전부터 다시 하자고 했다. 구단 고위층에서 상의한 뒤 대승적 차원에서 패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시 정태호 단장이 눈물을 쏟았다. 그 경기를 이겼다면 우승도 가능했으니 당연히 후회가 남는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경기를 했어도 문제였다. 재경기를 안한 것이 오히려 사태를 잘 마무리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아픈 기억을 곱씹었다.
오리온스의 오심피해는 계속됐다. 지난 2004년 LG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리온스는 세 개의 오심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졌다. 특히 종료 12.5초전 오리온스 외국선수 바비 레이저의 팁인슛이 무효로 선언되는 결정적 오심까지 나왔다.
2007년에도 사건이 터졌다. 오리온스는 경기종료 후 던진 모비스 양동근의 골밑슛이 역전골로 인정되면서 또 다시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종료부저 당시 양동근의 손에 공이 붙어 있는 사진이 나중에 나왔음에도 재경기는 인정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오심피해에 오리온스 구단 관계자는 “왜 우리 팀에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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