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파문 후 첫 경기’ 오리온스전 판정 어땠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1.23 17: 51

“아무리 잊으려 해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오심파문’을 겪은 고양 오리온스가 사건 후 3일 만에 경기를 치렀다. 오리온스는 지난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전에서 경기 막판 두 개의 결정적 오심이 나오면서 69-78로 역전패를 당했다. 해당 장면에서 강하게 항의하던 추일승 감독은 연속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고 시즌 첫 퇴장의 불명예를 안았다.
오리온스 구단은 21일 KBL에 공식적으로 재경기를 요청했다. 이에 KBL은 심판평가위원회를 열어 해당경기를 맡았던 주심 최한철 심판 및 1부심 홍기환 심판에게 각각 2주 출전 정지, 2부심 김백규 심판에게 1주 출전 정지의 징계를 결정했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재경기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창원 LG와의 홈경기를 앞둔 오리온스 구단의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다. 구단직원들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코칭스태프들은 행여 선수단이 영향을 받을까 노심초사였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전 이례적으로 4개 방송사와 사전인터뷰를 했다. 오리온스 홈경기가 이렇게 큰 이목을 끈 것은 지난 시즌 강동희 전 동부감독의 승부조작 파문 이후 처음이었다.
경기 전 추일승 감독은 “될 수 있는 한 선수들에게 심판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로 인터넷과 방송이 도배되고 있는데 선수들이 모를 리가 있겠는가. 심판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고 경기에만 신경 쓰라고 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본인의 퇴장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난 항상 테크니컬 파울을 많이 받았다. 심판들이 주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초탈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편 김진 LG 감독 역시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 민감한 상황에 오리온스와 만나 부담이 두 배가 됐다. 김 감독은 “영향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마도 심판진이 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박웅렬 주심과 김귀원, 황인태 부심이 판정을 맡았다. 그 어느 때보다 정확하고 신중한 판정이 요구됐다.
3쿼터 초반 3점슛을 던지던 전정규가 문태종과 엉켜 넘어졌다. 앞에서 보던 박웅렬 주심은 파울 없이 인플레이로 경기를 속개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패스할 곳을 찾던 최진수가 만세를 부르며 공을 놓쳤다. 역시 파울은 없었다. 하지만 데이본 제퍼슨이 골밑슛을 할 때 리온 윌리엄스가 손목을 치자 여지없이 파울이 선언됐다. 심판진이 선수들의 과장된 동작과 파울을 구분하느라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종료 41초전 문태종의 3점슛이 터지자 3심이 모여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다. 심판진들은 다시 한 번 문태종의 득점이 3점슛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넘어갔다. 지난 SK전 이현민의 공격자 파울 선언 시 3심 합의와 비디오판독 없이 넘어가면서 오심이 나왔던 장면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특별히 문제의 소지가 될만한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막판 추격에도 불구하고 문태종에게 26점을 허용하며 59-62로 무너졌다.
지난 SK-오리온스전에서 양 팀 합산 총 42개의 개인파울과 3개의 테크니컬 파울, 한 개의 속공파울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경기서 오리온스와 LG가 합작한 개인파울은 29개로 훨씬 적었다. 물론 경기마다 파울의 숫자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심판이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충분히 비교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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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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