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무난히 흘러갔다면 김신욱을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야말로 우승 문턱에 와있다. 기분 좋은 승리에도 김호곤 울산 감독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얼굴이었다. 발목 부상을 당한 김신욱(25)의 투입 문제 때문이었다.
울산 현대는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서 강민수와 김성환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 문턱에 섰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22승 7무 7패(승점 73)을 기록하며 2위 포항(승점 68)과 승점 5점 차이를 확보, 1승만 추가하면 자력우승이 가능하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매 경기가 다 중요하다 했지만 오늘 경기는 특히 중요했다. 선수들에게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남은 두 경기 역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승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 감독은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던 김신욱을 후반 18분 교체투입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발목의 붓기가 많이 빠졌다며 후반에 투입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으나, 2-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기용할 이유는 없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릴만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울산에서 출발할 때 19명 데리고 왔다"고 말문을 연 김 감독은 "처음 봤을 때는 복숭아뼈가 안보일 정도로 부어있어서 어렵겠다 싶었다. 하지만 팀닥터가 붙어서 하루 종일 돌봤더니 붓기도 많이 빠지고... 그래서 상당히 고민했다"고 말을 이었다.
"지금 까이끼도 좋지 않고, 김승용도 마찬가지다. 고민을 하다가 일단 (김신욱을)교체멤버에 넣었다. 18명 엔트리라고는 해도 선수를 다 내보내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김신욱을 교체 명단에 올린 이유를 설명한 김 감독은 "상황을 지켜보는데 김승용이 근육에 또 문제가 생겨서 상황이 급해져 김신욱을 넣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기가 무난히 흘러갔다면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라며 말문을 흐린 김 감독은 "공격 자원이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 부산전에는 한상운도 경고 누적으로 뛸 수가 없고, 까이끼도 부상이다. 아시다시피 김영삼도 시즌이 끝났다. 때문에 변화를 주다보니까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좋은 경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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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