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추격전과 상황극을 결합한 ‘왕게임’으로 안방극장에 예측할 수 없는 흥미를 유발했다. 멤버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으며, 마지막까지 이어진 상황극과 콩트는 웃음이 빵빵 터졌다. 추격전과 상황극을 결합하는 ‘무한도전’의 색다른 도전이 안방극장에 제대로 통했다.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왕게임이라는 주제 하에 ‘2013년 서울로 시간 이동을 한 조선시대 멤버들이 최후의 왕 자리를 두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벌이는 추격전’으로 구성됐다.
앞서 지난 9일 방송에서 관상학자로부터 조선시대 신분을 부여받은 멤버들은 자신보다 한단계 높은 신분을 가진 멤버의 머리를 박으로 내리쳐서 신분을 쟁탈하는 게임을 했다. 같은 신분이거나 두단계 이상의 신분 차이가 나는 경우 공격을 할 수 없는 규칙이 있었다. 그리고 신분을 두차례 바꾸면 추격전에 유용한 휴대폰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데프콘에게 얼마만큼의 여비를 받느냐에 따라 추격전에서 수월하게 신분을 빼앗을 수 있었다.

제작진이 만든 이 같은 꼼꼼하게 세밀한 구성 하에 멤버들은 처절하게 신분 쟁취에 나서는 한편 조선시대에서 신분 이동을 했다는 상황극에도 몰입했다. 멤버들은 조선시대 사람이라는 설정 하에 사극에서나 볼 법한 말투로 현대 문물에 어색한 듯한 연기를 보여 상황극의 묘미를 살렸다. 특히 유재석은 왕 하하를 만난 후 바로 무릎을 꿇으며 문안인사를 하며 존댓말로 대화를 이어가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서로 물고 뜯는 먹이사슬 관계는 멤버들이 추격전에서 치열하게 매달려야 하는 이유였다. 천민과 평민은 신분 이동이 심했다. 1분만에 신분이 바뀌기도 하고 같은 자리에서 3번의 신분 이동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은 부리나케 도망가기도 했고 숨을 헐떡이면서 쫓기도 했다. 추격전의 긴장감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왕인 하하가 정형돈을 노비로 만든 가운데, 추격전 종료까지 1시간이 남았다. 한 건물에 모인 이들은 1분 간격으로 한 구역에 모여 마지막이자 더욱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왕이었던 하하는 정준하에게 신분을 빼앗겼다. 정준하는 새 왕이 된 후 천민인 박명수를 잡았다. 이제 정준하는 천민 1명만 더 잡으면 이 추격전을 멈추는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다른 멤버들은 천민을 잡아 게임을 끝내려는 정준하를 막아야 했다. 정준하는 노비인 정형돈과 길을 안내자로 활용하며 양반들의 공세를 막았다.
5분여의 시간이 남은 가운데 왕이 된 정준하와 양반 노홍철의 마지막 대결이 진행됐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박을 친 가운데 비디오 판독 결과 정준하가 노홍철의 박을 손으로 막는데 성공하며 왕의 자리를 지켰다. 우승자가 된 정준하는 재량으로 조선시대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당연히 불가능했다. 이날 제작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간 이동을 콩트로 마무리하며 시청자들에게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다. 추격전 속에 상황극을 적절히 녹인 구성 방식은 빵빵 터지는 재미를 안겼다.
‘무한도전-왕게임’은 그동안의 추격전과 마찬가지로 섣부른 예측을 할 수 없었다. 빠르게 전개된 추격전 속에 신분은 쉴 새 없이 바뀌며 흥미로운 그림을 완성했다. 서로 속고 속이고 다소 얄팍하게 보이는 술수까지 난무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겼다. 왕좌가 걸린만큼 멤버들을 죽어라고 뛰어다녔다. 카메라가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상황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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