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아닌 약이 될 수도 있다".
KIA 좌완투수 양현종이 FA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윤석민과 이용규의 공백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다들 팀이 약해질 것이라는 평가를 하지만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이 아닌 약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오키나와 훈련장에서 만난 양현종은 "두 형이 없다고 야구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선수단 전체에 책임감이 생겼다. 나도 그렇지만 은범형, 범호형 등이 서로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오히려 팀에게는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들끼리 뭉치고 경쟁 하면 보다 강한 팀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희망했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이적으로 KIA의 전력약화를 전망하고 있다. 에이스와 톱타자의 공백으로 마운드 운용과 공격력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단에도 위기감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양현종의 말은 위기가 찾아왔지만 이범호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양현종은 내년이면 9년차를 맞는다. 팀내에서는 선배와 후배의 중간다리 노릇을 하는 중견선수가 됐다. 때문에 자신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나도 9년차이다.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밝고 활발한 모습으로 움직일 것이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이번 오키나와 가을 마무리 캠프를 힐링캠프로 삼고 있다. 양현종은 "부상을 당했으니 완치를 한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 이점에서는 만족한다. 부상부위(왼쪽 늑골근육)는 치료했다. 볼을 던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곳에서 6번 정도 불펜투구를 했고 한번에 150개까지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투수코치는 "볼이 모두 낮게 낮게 형성되면서 시즌 초반의 힘있는 볼을 던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에 대해 "내 볼을 찾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내 투구 밸런스를 믿고 던졌는데 그게 통했다. 들쭉날쭉했던 릴리스포인트도 좋아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시즌 막판 경기에서도 그런 감이 그대로 느꼈다. 내년 시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상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양현종은 "더 이상 부상은 안된다. 부상을 당하면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투구후 철저한 보강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는 몸관리를 더욱 완벽하게 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그의 목표는 승수가 아닌 이닝이다. 그는 "올해는 100이닝에 그쳤다. 내년에는 이닝을 보다 많이 소화하는게 우선이다. 그렇다면 승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일단 150이닝 돌파를 목표로 삼겠다.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뛰기위해서 열심히 체력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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