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1, 한신)의 등번호가 확정됐다. 한신 타이거즈의 소방수를 상징하는 22번이다.
2005년 삼성 입단 후 줄곧 21번을 사용했던 오승환은 한신 측으로부터 '21번을 비롯해 원하는 등번호는 무엇이든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으나 정중히 거절했다.
"21번을 사용하는 선수(이와타 미노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원하지 않는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등번호는 무엇이든 받아 들이겠다"는 게 오승환의 말이다. 이에 구단 측은 한신의 소방수를 상징하는 22번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22번은 지난해까지 후지카와 규지(현 시카고 컵스)가 사용한 바 있다. 후지카와는 1998년 한신에 입단한 뒤 30번을 사용했지만 2005년부터 22번으로 바꿨다. 22번은 사사키 가즈히로, 다카쓰 신고 등 일본의 특급 수호신들을 상징하는 번호.
후지카와는 통산 42승 25패 220세이브(평균자책점 1.77)를 거두며 특급 소방수로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신은 올 시즌 후지카와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마땅한 소방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올 시즌 일본 구단 가운데 팀세이브 최하위였던 한신은 오승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후지카와의 등번호 22번을 제공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오승환의 영입이 확정된 뒤 "한신에게 소방수는 1년 동안 고생한 포지션이었다. 오승환이 확실하게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오승환은 강한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투수다. 그것은 정말 큰 무기로 기대하고 있다"고 반색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