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에서는 이동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동국(34)이 활약하고 골을 넣어줘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결국에는 이동국이 필요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한 전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이동국의 발이었다. 이동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후반 1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전북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33일 만에 터진 이동국의 득점포였다.
이동국의 활약에 18승 8무 10패(승점 62)를 기록한 3위 전북은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확정지었다.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K리그 사상 처음이다. 또한 통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횟수도 8회가 되게 됐다. 이 또한 K리그 최다다.

지난 8월 FC 서울 원정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3개월여를 쉬었던 이동국은 지난 9일 울산 현대전에서 복귀했다. 다소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울산의 골망을 흔들며 부활포를 터트리는 듯 했다. 그러나 온사이드로 선언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사이드 선언이 돼 득점이 취소되며 분위기는 가라 앉았고, 전북도 3연패를 당했다.
이동국은 "울산전 한 경기가 중요했다. 승점 6점짜리 경기였다. 우승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그만큼 허탈했다. '득점이 인정됐다면, 울산을 잡았다면'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만약 이겼다면 (연패를 당한) 두 번의 원정경기도 다른 분위기로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의 3연패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즉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동국은 3연패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내가 전북에 온 이후 3연패는 처음이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전북이 강팀이 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고 이동국은 긍정적인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5년 연속 진출은 K리그 최초일정도로 보기 힘든 기록이다. 꾸준히 우승 경쟁을 해야지만 가능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동국도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전북이 강팀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 결과"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전북이 강팀이 된 역사에는 이동국이 존재했다.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5년 연속 진출이 시작점이 된 건 2009년이다. 이동국이 전북에 입단한 첫 해다. 당시 이동국은 22골을 터트리며 2위와는 6골 차로 득점왕에 오름과 동시에 전북의 리그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북은 다음해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이동국은 2010년에는 13골에 그치며 득점랭킹 10위에 머물렀지만, 팀의 주포 역할은 그대로 수행하며 전북을 3위에 올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6골을 넣어 K리그 득점랭킹 4위와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해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도 이동국의 득점포는 계속됐다. 득점왕은 아쉽게 놓쳤지만 데얀과 열띤 득점 경쟁을 통해 26골을 기록해 2위에 기록됐고, 전북을 2위로 이끌어 명문의 반열에 오르게 만들었다. 올해에도 그 상승세는 계속돼 3개월여를 쉬었음에도 13호골을 기록해 득점랭킹 5위에 이름을 올려 놓은 상황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북에서 이동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결국에는 이동국이 활약을 하고 골을 넣어줘야 우리가 이길 수 있고,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 시즌 막판이지만 이동국이 남은 두 경기서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한다"고 이동국의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기대를 표했다.
전북 입단 5년째를 맞이한 이동국은 지난달 전북과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2015년까지 전북에서 뛰게 된 것이다. 전북의 화려한 5년과 함께 했던 이동국이 앞으로 다가올 2년을 어떻게 써내려 갈 것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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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