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만에 만난 거친 풍랑에서 벗어나게 만든건 베테랑 최은성(42)과 이동국(34, 이상 전북 현대)의 힘이었다.
전북 현대가 3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18승 8무 10패(승점 62)를 기록한 전북은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는 뜻 깊은 승리였다. 전북이 K리그 최초로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한 통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횟수도 8회가 되게 돼 K리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결과는 행복했지만 쉽지 않은 승리였다. 최근 3연패를 당한 전북은 이날도 인천과 승부서 힘든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겪은 3연패인 만큼 후유증이 컸던 것. 전반전에는 사실상 인천에 압도 당하며 간신히 버텼다. 다행히 후반전에 2골을 넣어 승리를 차지했지만, 슈팅수에서 9-18로 크게 밀리며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전북은 힘든 승부를 정신력으로 버텨 이겨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전북은 3연패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활짝 웃을 수 있었다. 3연패 탈출의 주역은 두 베테랑이었다. 이날 주장 이동국과 최은성이 없었다면 전북은 승리를 차지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두 베테랑의 활약은 대단했다.
공을 따지자면 일등공신은 최은성이다. 이날 전북은 두 골을 터트렸지만 경기 최우수선수(MOM)은 최은성의 몫이었다. 최은성은 인천의 유효 슈팅 14개를 모두 막아내는 신들린 듯한 선방을 펼쳤다. '골이다'고 생각될 슈팅까지 모두 처리하는 최은성의 선방에 인천은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인천은 최은성을 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이등공신은 이동국이다. 수비에서 최은성이 있었다면, 공격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전반에는 전방에서 고립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에는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로 인천 수비진을 휘저었다.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하고 있던 후반 19분에는 레오나르도의 패스를 골대 안으로 밀어 넣어 전북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최강희 감독은 "인천전 승리는 베테랑인 최은성의 선방이 밑바탕이 됐다. 최은성이 선방을 해준 게 매우 컸다. 중요한 경기를 치르다 보면 골키퍼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항상 우승을 하려는 팀은 좋은 골키퍼가 필요하다"며 "이동국이 전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동국이 골을 넣어저야 우리가 이길 수 있고,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두 베테랑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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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성-이동국 /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