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진검승부를 보여주고 있는 정우.'
스캔들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배우 정우는 tvN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캐릭터에 대한 견고함을 단단히 하고 있는 중이다. 자칫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 있던 쓰레기가 진심을 보인 순간, 시청자들은 그에게 몰입했다. 여기에는 배우 정우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와 연기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3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나정(고아라 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깊이 고민하는 쓰레기(정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쓰레기는 제대한 형과 함께 살기 위해 하숙집을 나오게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나정은 자신의 고백으로 부담을 느낀 쓰레기가 하숙집을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이에 쓰레기는 "너 때문이 아니다"라며 원래 예정된 일임을 전했고, 쓰레기는 자신을 꼭 끌어안은 나정의 머리를 다정스레 쓰다듬어주면서 자신 때문에 상처받는 나정을 안쓰러운 듯이 바라봤다.
나정이도 시청자들도 궁금했던 쓰레기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드러내게 해 준 이는 해태(손호준 분)였다. 해태는 쓰레기에게 나정이와 사귈 마음이 없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쓰레기는 "나정이가 그냥 편한 친구였으면 내가 먼저 고백했을 것"이라며 드디어 나정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 고민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흥분케했다.
쓰레기는 친형제보다도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부친들, 어린시절 죽은 자신의 죽마고우이자 나정의 오빠 훈이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꽁꽁 숨겨왔던 것. 자신이 행복하자고 마음가는대로 한다면 무너져버릴 주변의 관계를 의식해 나정을 친한 동생으로만 대해왔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하지만 방송말미 쓰레기의 진심 고백은 이어졌다. 나정을 향한 진심이 무엇이냐고 묻는 칠봉(유언석 분)의 물음에 그동안 가슴 아프게 꽁꽁 숨겨왔던 진심을 꺼내어 뱉어냈다. 나정을 짝사랑하는 칠봉이에게 나정이의 마음을 받고 자신의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 쓰레기는 칠봉에게 "나는 내가 나정이 만나면 안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애 혼자 발 동동거리고 있는거 보자니까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나정이 가슴 아픈게 나한테도 가슴 아픈 일이면 그거 좋아하는거 맞다. 나정이 짝사랑 하는거 아니다. 나도 좋다. 나정이 마음 받을거고 나도 고백 할거다. 바보같이 좋아하는 여자 다른놈한테 뺏길 수 없다"고 칠봉에게 선전포고를 하며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케 했다.
이 과정에서 쓰레기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는 정우의 역할이 컸다. 정우는 크지 않은 표정 변화 안에서도 사랑의 감정에 고뇌하고 가슴앓이하는 섬세한 감정연기를 펼치고 있다. 눈빛의 변화, 작은 동작 만으로도 속은 요동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던 쓰레기의 감정선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왜 쓰레기가 나정에 대한 마음을 외면하려 했는지의 이유들이 밝혀지며 공감을 이끌어낸 데에는 대본, 연출과 함께 정우의 대체불가한 감성 연기가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최근 사생활로 큰 이슈를 모은 정우를 두고 일각에서는 드라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는 말그대로 우려에 그쳤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 11화 ‘짝사랑을 끝내는 단 한가지 방법’ 편은 유료플랫폼 기준 평균시청률 9.3%, 순간최고시청률 10.6%을 기록하며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리고 이날 최고의 1분은 쓰레기(정우)가 칠봉이(유연석)에게 캐치볼을 하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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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