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악셀 먼저 완성한 후 올 시즌 끝나고 쿼드러플에 도전해보려고요."
감기몸살에 시달리면서도 랭킹대회 1위를 차지한 이준형(17, 수리고)은 우승의 기쁨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이야기했다. 이준형은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 GS칼텍스 스케이트 코리아 피겨 스케이팅' 회장배 전국 남녀 랭킹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123.04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 66.48점을 더한 189.5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준형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더 묻어났다. 감기몸살로 인해 전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이준형은 퀭한 얼굴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감기기운 때문에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준형은 "오늘 너무 못해서 아쉽다"고 거듭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자신의 프리스케이팅곡 'The Planets'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이준형은 점프에서 몇 차례 실수를 하고도 안정된 경기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동안 부상 트라우마 때문에 좀처럼 시도하지 않던 트리플 악셀을 올 시즌 들어 계속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준형은 "한 일주일 전부터 트리플 악셀이 잘 안돼서 연습 때도 일부러 뛰지 않았다. 대회 첫 날 쇼트프로그램 웜업 때 가볍게 한 번 뛰어봤는데 괜찮아서 다시 프로그램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남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의 '대세'가 쿼드러플 점프이다보니, 트리플 악셀을 완성한 후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이준형은 "나 빼고 모두 쿼드러플을 어느 정도는 뛰더라. 이동원, 김진서, 김민석 모두 하나씩은 뛸 수 있다. 그런데 나만 못하는 것 같다. 트리플 악셀을 먼저 완성한 후 올 시즌 끝나고 쿼드러플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은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림픽의 꿈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미룰 수 밖에 없다. 트리플 악셀을 넘어 쿼드러플까지 완성한 이준형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 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그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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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