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김주성이 짧게 자른 머리로 연패를 끊은 후 선수들을 자랑스러워 했다. 오히려 자신이 없는 가운데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더욱 들떠 있었다.
이충희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는 24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서 4쿼터 맹활약한 박병우(14점, 4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80-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동부는 12연패 탈출과 함께 SK의 홈 28연승을 저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주성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였지만 이례적으로 인터뷰에 참가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벤치에서 보여준 역할이 팀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4쿼터서만 10점을 뽑아내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박병우는 김주성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항상 조언을 해주면서 어려가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김주성은 동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짧은 머리로 동부선수들이 경기에 임한 것도 김주성의 아이디어. 그는 "KT전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머리를 깎자고 이야기 했다"면서 "모두 다 동의했다. 렌들먼만 말이 많았다. 그래서 오늘 혼자 잘 못뛴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12연패에 빠져 있는 동안 김주성은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따라서 농담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만큼 12연패 탈출이 동부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그러나 연패 탈출을 위해 김주성이 한 역할은 상상이상이었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같이 환호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쉴새 없이 말했다. 또 이날 승리도 선수들에게 돌리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주성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짧게 머리를 깎았다. 경기에 잘 나서지 못하는 동안 팀 성적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면서 "하지만 나 없이 승리해서 더욱 다행이다. 내가 없는 가운데서 잘하게 되면 나중에 내가 합류했을 때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깎는 것이 단순히 보여주기 일 수 있지만 모두가 합심해서 노력하게 되어 기분좋다"고 말했다.
한편 김주성은 부상 회복정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오히려 KT전에 출전하면서 좀 더 부었다"며 "그러나 내가 아프더라도 조금 참고 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 아프기는 하지만 참으면서 뛰면 팀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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