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유해진 엄태웅 차태현 이수근 성시경 김종민 등이 시청자들과 눈물의 작별을 했다. 장수 역사 속 진통은 언제나 이토록 아쉽고 아프다. 또 다른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이들을 맞아야 하는 건 장수 예능의 숙명(?)인걸까.
지난 24일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2가 종영했다. 지난달 말 주원이 스케줄 사유로 먼저 하차했던 가운데 지난 1년 9개월 동안 시즌2를 지켜온 나머지 6명의 멤버들이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이들 중 차태현과 김종민은 극적으로 시즌3에 합류하기로 결론 냈지만 유해진 엄태웅 이수근 성시경 등은 마지막 여행을 마쳤다.
이날 멤버들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즐겁고 시끌시끌한 여정을 보냈다. 강원도 고성과 제주 마라도의 어린이들을 초대해 의미 있는 마지막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밤이 깊고 이튿날 아침이 밝으며 자연스럽게 다가온 이별의 순간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바닷가에서 클로징을 갖던 멤버들은 각자 소회를 밝히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시즌2 중간에 합류했던 유해진부터 '1박2일'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반추했고 시즌1 말미에서 시즌2까지 맹활약한 엄태웅은 아이처럼 울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던 모습. 시즌1 초반부터 최장수 멤버로 자리매김한 이수근은 코너를 떠나는 아쉬움과 더불어 최근의 도박 물의를 의식한 듯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김종민 역시 이수근에 이은 장수 멤버로서 누구보다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차태현은 비교적 담담한 소감을 전하며 다가올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지난 2007년 8월 5일 첫 선을 보인 '1박2일'은 어느덧 만 6년 넘게 전파를 탔다. 현존하는 지상파 3사의 일요 버라이어티 중에는 최장수 코너다. 5년 가까운 시즌1을 지내며 시청률 40%를 돌파하는 국민 예능으로 전성기를 구가했고 나영석 PD와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MC몽 등 수많은 예능 스타들을 배출했다. 이어 지난 2012년 3월 시즌2로 탈바꿈했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21개월의 시간 동안은 시즌1에 비해서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거듭된 위기론과 폐지설 속에서도 KBS는 '1박2일' 브랜드를 놓지 않았고 결국 시즌3까지 그 수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시즌1 대장정이 끝나고 시즌2까지 막을 내려 이제는 시즌3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장수 예능만의 고난과 진통이 더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시즌1이 막을 내릴 때나 시즌2가 안녕을 고하는 지금이나 여전히 이별은 익숙한 일이 아니며 새로운 시작은 부담과 걱정이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제작진도 바뀌고 멤버들도 다수 교체되지만 이것이 그저 푸른 기대이기보다 또 다른 도전과 두려움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시즌1에 비하면 짧았던 시즌2, 그래서 오히려 더 단단한 사이였을지 모를 멤버들과 제작진의 후유증은 아마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6년이 넘는 시간 일요일 저녁마다 '1박2일'과 함께 했던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또 한 번의 이별은 영 서툴고 불편한 일일지 모른다. 한 시즌이 가고 새 시즌이 밝으며 '1박2일'의 역사는 또 축적되겠지만 다시 한 번 장수 예능의 운명이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편 시즌3는 차태현, 김종민이 출연을 이어가는 가운데 배우 김주혁, 개그맨 김준호, 가수 정준영과 데프콘 등이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개그콘서트'로 유명한 서수민 CP와 유호진 PD가 의기투합해 첫 녹화를 마쳤고 이는 12월 1일 첫 방송 예정이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