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자이언츠 야수들 가운데 가장 눈에띄는 성적을 거둔 선수는 단연 외야수 손아섭(25)이다. 손아섭은 2011년 이대호가 떠난 이후 줄곧 롯데 '넘버 원' 야수 성적을 유지했는데 2년 연속 최다안타 수상이 이를 말해준다. 3할 타율은 벌써 4년 연속이고, 올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 3년 연속이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손아섭의 연봉이다. 올해 2억1000만원을 받은 손아섭은 팀 내 야수들 가운데 단연 연봉고과 1위다. 이미 지난 2년 동안 구단과의 연봉협상에서 진통을 겪었기에 그의 연봉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롯데가 실시하고 있는 연봉협상 전략은 LG가 시행했던 '신연봉제'와 대척점에 있다. 신연봉제는 당해 성적이 연봉에 가장 큰 영향을 주지만, 롯데는 과거 선수의 공헌도와 연차, 그리고 당해 성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과를 매긴다. 때문에 롯데는 한 해 잘했다고 좀처럼 연봉을 크게 올려주지 않으며, 주전급 선수는 1년 부진으로 연봉을 대폭 삭감당하는 일이 거의 없다.

구단과 선수의 갈등은 여기에서 생긴다. 구단은 좋은 성적을 냈다며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선수들에게 '연차가 있으니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반면 선수는 동년배 타 구단 선수들과 연봉을 비교하며 인상을 요구한다.
손아섭은 지난 2년 연속 구단과 마지막까지 연봉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2011년과 2012년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훌륭한 성적까지 올렸기 때문에 인상요인은 충분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타율 2위와 최다안타 1위 그리고 팀 내 유일한 규정타석 타율 3할까지 달성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때문에 롯데는 손아섭 연봉책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손아섭의 연봉은 2억1000만원, 원래 2억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결국 구단 제시액에 사인을 했다. 일각에서는 연봉 100% 인상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역대 8년차 최고연봉 선수가 된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올해 활약한 손아섭 선수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배 단장은 "선수가 느끼는 '최고'와 우리가 책정한 기준에 온도차가 있는 게 문제다. 올해는 원만하게 연봉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아섭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올해는 꼭 가장 먼저 도장찍고 나오고 싶다. 그래서 다른 걱정 없이 훈련에만 매진하고 싶다"면서 "구단이 정당하게 내 가치를 알아준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는 25일 두산에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보상선수 명단을 건네주며 FA 시장 업무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후 12월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1월 중순까지 계속해서 연봉협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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