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SEN=임영진 기자] 누가 노래 오디션 시대가 저물었다고 했는가. SBS 예능 프로그램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가 구원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공언대로 실력파 참가자들이 쏟아졌고, 새롭게 단행한 남-남-남 심사위원 케미도 좋았다.
‘K팝스타3’는 첫 방송을 앞두고 여러 우려를 받았다. 가장 큰 부분은 오디션 열풍이 한풀 시들었다는 전반적인 시각 속에서 시즌 1, 2 이상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부분. 이에 대해 제작진은 “깜짝 놀랄만한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의 도전이 이어졌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첫 방송에 앞서 공개된 출연자 프로필은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한희준, 시즌1에 이어 다시 도전하는 이채영, 수펄스를 연상시키는 여고생 3인방 등이었다. 이들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제작진이 공개하는 패였던 만큼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실력은 물음표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작진의 자신감은 빈말이 아니었다.

자작곡으로 심사를 받은 김아현은 ‘이렇게 작은 내가 뭐라고 그냥 살고 싶어’, ‘빌딩보다 높은 고민을 쌓아올리네’라는 가사로 박진영, 양현석 두 가요기획사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6세 김은주는 타고난 절대음감으로 심사위원을 놀라게 만들었다. 따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지만 자유자재로 흉성, 두성을 오가는 창법으로 음악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훈훈한 외모의 참가자 피터한은 달콤한 목소리를 차세대 마이클 부블레로 지목됐다.
뚝두바예바는 표현하기 힘든 매력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평균 신장 155cm 짜리몽땅(여인혜, 박나진, 류태경)은 우정을 바탕으로 한 시즌 사상 최고의 화음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진영이 단번에 “목소리가 장난이 아니”라고 했던 정세운은 역시 생활밀착형 가사를 특징으로 하는 자작곡으로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날 최고의 이슈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톱9에 들었던 한희준이었다. 미국 현지인들이 식당에서 알아볼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한희준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한국 가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가창력은 기본, 박진영을 들었다놨다하는 입담으로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시즌3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양현석-박진영-유희열의 케미는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세 사람은 심사 내내 아웅다웅하며 끈끈한 호흡을 자랑했다.
발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양현석, 유희열은 ‘발성 전문가’ 박진영에게 시선을 꽂았다. 상대의 발음 실수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양현석, 유희열은 짜리몽땅의 무대에 흥분한 박진영이 ‘K팝스타’를 ‘K팝스틸’로 잘못 말하자 이를 놓치지 않고 “’K팝스틸’은 너무 웃기지 않냐”, “앞에서 멋있는 단어를 다 하고 ‘K팝스틸’이 뭐냐”고 핀잔을 줬다.
박진영 역시 ‘세상에 널리 음악적 전파를 쏘자’는 의미를 가진 유희열의 회사 ‘안테나뮤직’의 의미를 전해들은 후 “차라리 이니셜이 낫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동안 ‘K팝스타’는 YG 양현석-JYP 박진영- SM 보아 등 남2, 여1 심사위원진을 유지해왔다. 양현석, 박진영이 각자의 음악관을 내세우며 팽팽한 긴장관계를 만들면 보아가 이를 부드럽게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에 보아가 물러나면서 유희열이 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유희열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자리를 채웠다. 그는 양현석, 박진영 못지 않은 직설 심사로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다가도 유쾌한 입담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즉, 여전히 각 심사위원의 음악관은 명확히 달랐지만 주고 받는 대화의 흐름은 빨라졌고 적극적이 됐다.
제작진의 자신감은 빈말이 아니었고, 참가자들의 실력을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회심의 카드 남3 심사위원의 케미도 있었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한 'K팝스타3'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편 'K팝스타3'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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