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손꼽히기도 했던 다나카 마사히로(25)의 미국행이 험난하다. 제도적 문제로 포스팅 절차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소속팀 라쿠텐도 다나카의 미국행에 조건을 걸고 나섰다. 여기저기서 암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다나카는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소속팀 라쿠텐의 동의를 구했다.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 부자 구단들이 다나카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선수의 의지도 있고 잠재적 구매자도 있다. 그런데 그 시작이 되어야 할 포스팅 시스템이 문제다. 개정안이 좀처럼 통과되지 않으면서 미국 진출은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개정안은 1·2위 팀의 평균으로 입찰액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미·일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은 미국과 일본 모두에서 불만이 많다. 당초 일본에서는 복수의 구단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래야 선수가 손에 쥐는 연봉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선수협회가 개정 포스팅 시스템을 승인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가 됐는데 이번에는 미국에서 불만이다. 연봉 협상에서 실패할 경우 소정의 위약금을 원 소속팀에 지불하는 방안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근본적으로는 낙찰액을 어떻게든 줄여 재정 부담을 완화하길 바라는 속내다. 이에 개정안 합의는 다시 표류하고 있다. 당초 11월 중순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으나 이제는 ‘연말 합의’까지 늘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MLB와 NPB는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을 놓고 다시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원 소속팀 라쿠텐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라쿠텐 측은 다음달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MLB 윈터미팅까지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다나카의 MLB 진출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 금액이 낮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라쿠텐은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을 받아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만약 12월 중순까지 포스팅 절차가 시작되지 못할 경우 라쿠텐도 손해가 크다. 12월 중순에 시작된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연말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라쿠텐도 그때까지는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다.
도쿄스포츠는 “다나카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라쿠텐 측은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라쿠텐은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으로 구장 근처에 콘도 건설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포스팅 개정안의 통과가 늦어진다면 다나카는 2년을 라쿠텐에서 더 뛴 뒤 FA자격을 얻어 미국행을 타진해야 한다. 성과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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