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막바지’ 이명기, “다시 시작하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5 13: 57

한창 잘 나갈 때 찾아온 부상에 울었다. 또 한 번의 좌절이었을 법하다. 그러나 이명기(26, SK)는 아픈 기억을 다 잊은 듯 했다. 대신 좋은 기억만 머릿속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머리는 냉정하게, 가슴은 뜨겁게 2014년을 준비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접은 이명기는 현재 재활 막바지 단계다. 문학구장으로 거의 매일 출근해 아침부터 오후까지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발목 상태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명기는 “재활은 잘 되고 있다. 러닝도 천천히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시작에 재활 일정을 맞추고 있다”라고 근황을 설명했다. 목소리는 밝았다.
밝은 목소리와는 별개로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됐던 이명기는 2013년 전지훈련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이만수 SK 감독이 전폭적인 믿음을 줬다. 장기적인 팀 핵심 전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였다. 시즌 초반 활약도 좋았다.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 출루율 3할9푼1리를 기록했다. SK 라인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5월 8일 문학 두산전에서 모든 것이 꼬였다. 수비를 하다 펜스에 부딪혀 발목을 다쳤다. 당초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가 검진에서 더 큰 문제가 나왔다. 결국 시즌을 접었다. 선수 스스로도 아픈 현실이었고 팀에다 가져다 준 여파도 적지 않았다. 이명기는 “처음에는 빨리 나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낫더라. 감독님께서 기회도 주시고 비교적 잘 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시간이 약이었을까. 이제는 무던해진 이명기다. 2013년의 아쉬움은 지워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잘했던 기억은 가져간다. 이명기는 “잘 했던 기억은 오래가지 않나. 자신감은 얻었다”라며 2013년의 수확을 손꼽는다.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은 신진급 선수에게 큰 자산이다. 이명기는 “자신감만 머리에 담고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기가 해야 할 일은 많다. SK는 이번 FA시장에서 정근우를 놓쳤다. 당장 누가 정근우의 1번 자리를 대신할지 관심이 높다. 이명기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손꼽힌다. 올해 1번보다는 2번에서 좀 더 나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맞히는 재주가 워낙 탁월하고 발이 빨라 1번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명기도 “1번을 치면 좋다. 그것을 목표로 하고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 전에 해야 할 일도 명확히 알고 있다. 이명기는 “외야에 경쟁자들이 많다. 일단 경쟁에서 이겨서 주전으로 나서야 한다. 경기 감각이나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한데 그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 없이 시즌을 다 1년을 마치는 것이 제일 큰 목표다”라고 한 이명기는 “전지훈련에 가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형들 따라서 많이 배우겠다”고 힘찬 2014년을 예고했다. 이명기의 밝은 2014년은 4강 재진입을 노리는 SK의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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