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부 수혈' 톱타자 주인공은 누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1.26 13: 03

롯데가 2014년에는 톱타자 걱정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을까.
롯데는 올 시즌 무려 6명이나 1번 타자 자리에서 뛰었다. 가장 많이 출전한 건 황재균으로 톱타자로 타율 2할6푼9리(297타수 80안타) 출루율 3할6푼을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김문호(92타수 23안타 타율 .250 출루율 .296), 이승화(76타수 16안타 타율 .211 출루율 .282), 조홍석(36타수 9안타 타율 .250 출루율 .308), 전준우(13타수 2안타 타율 .154 출루율 .353), 손아섭(8타수 4안타 타율 .500 출루율 556) 등이 그 자리를 채웠다.
큰 흐름으로 보자면 시즌 초반 김문호가 좌익수-1번 타자 자리를 꿰차며 활약을 펼쳤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이승화가 대안으로 등장,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마찬가지로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맛보며 결국 황재균이 절반 이상 1번 타자로 뛰었다. 시즌 막판 조홍석이 등장, 인상깊은 활약을 보여줬고 전준우와 손아섭은 잠시 그 자리를 채웠을 뿐이다.

황재균이 1번 타자로 기록한 출루율 3할6푼은 다른 팀 1번 타자들과 비교했을 때 리그 평균수준이었다. 롯데가 올 시즌 FA 시장에서 영입 1순위로 생각했던 이종욱(NC) 역시 1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출루율이 3할6푼2리로 황재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주찬의 통산 출루율이 3할3푼2리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셈이다.
다만 타자의 성향으로 봤을 때 황재균은 1번 타자보다는 중-하위타선에 어울리는 선수다. 황재균은 초구 공략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공에 방망이를 내는 타자다. 올 시즌 그의 초구 타율은 3할3푼9리(56타수 19안타) 였다. 또한 장타력까지 갖췄기에 출루에만 집중하는 역할 보다는 하위타순에서 카운트 부담없이 휘두르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는 해도 황재균은 내년 유력한 1번 타자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일단 올해 톱타자 자리를 큰 문제없이 지킨데다가 빠른 발까지 갖춰 롯데로서는 여러 작전을 다양하게 펼치기가 용이하다. FA나 2차 드래프트에서 톱타자 보강이 없었고, 외국인타자도 출루형 보다는 장타형 선수를 영입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롯데는 그 자리를 내부수혈로 해결해야 한다.
또 다른 후보는 전준우다. 2011년 톱타자로 전경기에 출전, 타율 3할1리에 97득점으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던 전준우지만 이후 여러 타순을 오가며 당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는 1번 타자로 거의 뛰지 않았고, 대신 4번 타자 후보로 낙점돼 중심타선을 지켰다.
오히려 전준우에게는 중심타선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전준우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준우에게 다행인 점은 최준석의 영입과 외국인타자의 등장이다. 중심타선에 들어갈 선수가 두 명이나 등장하면서 전준우는 다시 톱타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들 외에도 김문호, 조홍석 등도 후보군이다. 김문호는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톱타자로서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또한 조홍석 역시 후반기 기대에 보답하는 플레이를 펼쳐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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