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살이 쭉쭉 빠지고 가슴과 머리가 아팠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겨줘서 고맙다."
부천 하나외환이 안산 신한은행의 4연승을 저지하며 4연패의 늪에서 탈출, 감격의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하나외환은 25일 오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신한은행을 69-67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팀의 만남이었다. 신한은행은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었던 반면 하나외환은 개막 후 4연패의 늪에 허덕이고 있던 팀. 모두가 신한은행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시종일관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예상을 뒤엎고 하나외환이 미소를 지었다.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한 번 이겼으니 다음에 더 잘할 것이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게 좋았다"며 "넣을 수 있을 때 넣었다. 나키아 샌포드가 지난해처럼 가운데서 안정감 있게 해준 게 플러스 요인이었다. (김)정은이도 잘해줬다. 외곽포 적중은 결정적인 승인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감독은 이어 "어느 팀이든 못해볼 팀이 없다. 잘만하면 우리은행이든 신한은행이든 KDB생명이든 해볼 수 있다. 오늘 같이 해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간의 마음고생도 속시원히 털어놨다. 조 감독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살이 쭉쭉 빠지고 가슴과 머리가 아팠다. 선수들도 잠을 못자는 등 마찬가지였다"며 "하나그룹이 한 경기 한 경기 아주 관심이 많고 열정적이다. 위에서부터 얘기가 들려오니 선수들도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런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선수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오늘 이겨줘서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나외환은 이날 승리로 4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며 감격의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꼴찌 하나외환에 덜미를 잡히며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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