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이 연장 없이 20회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연장을 넘어 외전이나 미드로 따지면 '스핀 오프'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져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에는 무려 18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출연한다. 가장 중심에는 씩씩한 캔디 차은상(박신혜 분)과 재벌 서자 김탄(이민호 분)이 있고, 여기에 나쁜남자 최영도(김우빈 분)가 만드는 삼각관계가 큰 틀이다. 이를 중심으로 김탄-유라헬(김지원 분), 김원(최진혁)-전현주(임주은)-이효신(강하늘), 윤찬영(강민혁)-이보나(크리스탈) 등 많은 줄기가 뻗어나간다.
특히 주요 이야기로 다뤄지지는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큼만 슬쩍 슬쩍 언급되는 관걔들이 있다. 김탄과 이보나의 과거는 애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 이보나는 김탄이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보나가 김탄을 어떻게 얼만큼 좋아했고, 그들의 관계는 어땠는지. 또 지금의 윤찬영과는 어떻게 연인이 됐는지를 상상해보는 것도 큰 재미.

또 김원과 임주은의 과거 사랑이야기와 강하늘까지 합세한 러브라인도 그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래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한 관계 중 하나다.
그런가하면 이곳 저곳에서 물고 물리는 사랑이 만개한 풍경 속 혼자 외로운 명수(박형식 분)의 이야기도 더 알고 싶어하는 애청자들이 많다. 극 중 의도치 않게 사랑의 오작교 역할을 종종 하는 그는 밝고 유쾌한 매력으로 보는 이를 웃음짓게 하지만, 어딘가모르게 외로워 보인다. 그에게도 예쁜 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더불어 형제 같은 분위기의 윤재호(최원영 분)-윤찬영 부자의 모습, 엄마가 룸살롱 마담이란 사실이 밝혀져 제국고에서 '사배자(사회배려자전형)'로 추락할 위기에 놓일 강예솔(전수진 분)의 이야기도 단순 곁가지가 아니라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은 사연이다.
이처럼 미니시리즈 치고는 꽤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구석구석 흥미로운 이야기를 배치할 수 있는 것은 김은숙 작가의 능력이다. 또 상대적으로 작은 분량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잘 챙겨먹은' 연기자들의 노력과 재능도 있다. 언젠간 탄과 보나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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