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육아예능 불붙었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11.26 08: 48

SBS가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를 내년 1월 정규편성하면서 지상파 KBS, SBS, MBC 등 3사의 육아예능에 불이 붙었다.
현재 방영 중인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는 열풍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 후발주자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있다. '아빠 어디가'가 5세에서 9세까지 아이들과 아빠가 떠나는 여행을 콘셉트로 한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갓난 아기들의 리얼 육아기를 담는다는 차이가 있다.
새롭게 육아예능 시장에 뛰어든 '오 마이 베이비'는 아이들을 돌본다는 포맷에 '조부모'라는 신선한 코드를 가져왔다. '오 마이 베이비'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함께 증가하고 있는 조부모들의 육아 라이프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첫선을 보인 '오 마이 베이비'는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육아가 아니라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밥보다 친구가 좋고, 장난이 생존 이유인 듯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는 육아의 고통을 리얼하게 담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덕분에 방송가에서는 '오 마이 베이비'가 정규로 편성돼, KBS, MBC와 예능 경쟁을 벌일 주자로 꼽혀왔던 상황.
새롭게 경쟁에 나서는 '오 마이 베이비'는 입지를 굳히기 위해 기존 육아예능과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빠 어디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 이제는 한 가족처럼 지내는 훈훈한 우애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 딸이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은 부족했던 '아빠들의 고군분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조부모 카드를 꺼내든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첫 방송에서 등장했던 출연자들은 임현식, 임하룡을 제외하고는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얼굴들이었다. 재미는 있었으나 시청자들이 이들과 안면을 트고, 동질감을 느끼기까지는 유명인을 내세운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비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출연진 구성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하다.
'아빠 어디가'를 보며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쌓았던 시청자들이라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며 출산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을 것이다. '오마베'는 현재를 살아가는 맞벌이 가정의 현실을 보여주며 일상생활 속 육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전망. 내년 초 본격적으로 점화될 지상파 3사 육아예능이 어떤 대결구도를 그릴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plokm02@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