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화계의 키워드 중 하나는 간첩, 즉 '북한 공작원'이었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이 '꽃미남 북한 공작원 프로젝트'가 어떤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 북한 공작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목을 끈 영화는 세 편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동창생', 그리고 개봉을 앞둔 '용의자'.
세 작품은 북한 출신의 젊은 공작원이 각각 사연을 갖고 남한에 와 사상과 개인적 감정에서 고뇌를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각각 김수현, 최승현(빅뱅 탑), 공유가 주연을 맡았는데 모성애를 자극하는 슬픈 남자주인공이면서도 절도있으면서도 화려하고, 또한 사실적인 액션 연기를 펼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흥행 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15세 관람가로 지난 6월 개봉해 총 690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았다. 평에 있어서는 다소 엇갈렸지만, 어찌됐건 김수현의 스크린 안착을 도운 작품이고 북한 소재 영화의 다양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뒤 이은 '동창생'은 지난 6일 개봉, 25일까지 103만여명을 동원했다. 150만여명이 손익분기점이기에 흥행적 성공을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최승현의 팬들이라면 환영할 만한 영화다. 사람의 눈을 빨아들이는 최승현의 스크린 존재감은 다시한 번 증명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배우는 공유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용의자'에서 공유는 조국에게 버림받고 가족까지 잃은 채 남한으로 망명한 최정예 특수요원으로 분해 주체격술 등을 구사하며 그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서 김수현, 최승현과는 달리 아이까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액션과 함께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팬시(fancy)함과 진지함 사이에 놓인 이 영화들에서 이중적인 느낌을 선사하고, 캐릭터 또한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복합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또 영화 '아저씨'와도 스토리 구조상 유사한 부분이 있어 '원빈 넘기'라는 특명이 내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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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용의자'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