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균의 활약이 눈부시다. 18살 대학 새내기 삼천포인 그는 드라마가 끝나자 광고 속 30대 아빠가 된다. 너무나 다른 두 캐릭터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즐거운 혼란에 빠졌다.
김성균은 지난 10월부터 방송 중인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역을 맡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삼천포와 러블리를 조합한 '포블리'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는 최근 한 식품회사의 광고에 출연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광고 속에서 김성균은 남자 아이의 아빠로 등장한다. 아이와 쇼핑을 하고 놀이터에서 함께 핫초코를 나누어 먹는 그는 영락없는 한 아이의 아빠다.

이 쯤 되니 이 남자의 진짜 모습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18살 포블리와 적어도 30대 중반은 돼 보이는 아이 아빠까지. 김성균은 자유자재로 두 인물을 넘나들며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사실 김성균의 놀라운 변신 능력은 이미 선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비롯해 지난해 ‘이웃사람’, 올해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강한 영화들에 출연해왔다. 그랬던 그가 거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완벽히 변신한 것이 ‘응답하라 1994’다.
포블리의 전성시대가 개막하고 난 뒤, 많은 이들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의 김성균과 ‘응답하라 1994’의 김성균을 일치시키지 못했다.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동일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머 자료로 게시되기도 했다. 그만큼 대중에게는 ‘쇼킹’하게 다가온 변신이었다.
이 같은 김성균의 캐릭터 변화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전혀 다른 인물을 잇는 이음점이 매끄럽기 때문. 어색할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변신일 수 있지만, 김성균의 변화가 어색하다 말하는 이는 드물다. 그는 18살 포블리(‘응답하라 1994’)이지만 또 30대 아이 아빠(CF)이고, 과거엔 조직폭력배(‘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살인마(‘이웃사람’)이기도 했던 연기자다. 그럼에도 김성균은 A라는 캐릭터와 B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중첩되는 이미지 없이 변화에 성공했다.
한동안 포블리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응답하라 1994'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군도', '용의자' 등 그의 거친 매력을 드러내줄 영화들까지 대중 앞에 나올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극과 극을 넘나드는 배우 김성균의 진가는 아직 드러내보일 것이 많이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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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캡처(상), 미떼 CF 캡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