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은 왜 솔로 무대서 '폭풍 가창력'을 감췄을까 [쇼케이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11.26 17: 18

"대중의 예상을 비켜가고 싶었다."
예상과 달랐다.
'한국의 비욘세'로 불리며 아이돌 가수 중 가장 폭발적인 고음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씨스타의 효린이 정작 솔로 무대에서는 자신의 장기를 감췄다.

여전히 섹시하고, 노래 잘하고, 여유로웠지만 효린은 자랑하듯 고음을 뿜어내며 무대를 압도하거나 얼마나 올라가는지 입증하기 위해 애드리브를 남발하지 않았다. 가창력 좋은 아이돌 멤버가 솔로로 나설 때 가장 먼저 꺼내들 카드가 나오지 않아 매우 이색적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압구정 일지아트홀에서 첫 정규 앨범 '러브 앤 헤이트(LOVE & HAT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더블 타이틀곡 '론리', '너밖에 몰라'의 무대를 공개한 효린은 가만히 앉아서 기타 소리에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너밖에 몰라'는 기존 씨스타에서의 호소력 짙은 댄스곡의 느낌이 강했지만, '론리'는 주로 가성을 이용해 효린의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효린은 이 곡을 더블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건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쿠스틱을 평소 좋아하는데 대중의 예상을 비켜가려는 의도도 있다. 아마 저의 솔로를 생각하시면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실텐데, 가만히 앉아서도 어쿠스틱한 노래 부를 수 있는 효린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너밖에 몰라'도 기존 씨스타의 댄스곡과도 살짝 다르다. 옆트임 스커트 사이로 탄탄한 허벅지 라인을 노출하며 자극적인 모습도 연출하지만 전체적인 퍼포먼스는 무릎을 꿇고 애절하게 노래하는 등의 모습이 더 주를 이룬다.
효린은 "씨스타에선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여리고 더 성숙하게 표현하려 했다. 나는 아직 다행히 나쁜 남자를 만나본 적은 없는데, 만약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며 노래했다"고 말했다.
'너밖에 몰라'는 힙합 알앤비를 바탕으로 유려한 멜로디와 탱고 비트, 호소력 짙은 효린의 보컬이 더해진 곡이며, '론리'는 어쿠스틱한 기타사운드에 피아노 연주가 더해진 브리티시 레트로 팝 장르의 곡이다.
효린이 가장 신경썼고, 또 어렵다고 꼽은 수록곡은 '클로저'. 그는 "춤추며 노래하는데 익숙해졌는지, 아무래도 감정적인 발라드를 부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녹음할 때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수록곡 전반적으로는 씨스타때 해보지 못했던 음악을 위주로 짰다는 설명. 그는 "(씨스타로는)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기 위해서 대중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셨던 곡을 했던 거 같다. 그런데 이번 수록곡은 내가 평소에 정말 하고 싶었던 팝 장르다. 씨스타때 못해봤던 장르라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되면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솔로 출격에 앞서 지난 22일 홍콩에서 열린 MAMA 무대에서 스티비 원더와 한 무대에 서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관련 기사가 나가고 나서, 데뷔 했을 때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처음 그 제안을 받았을 땐 공중부양을 한 듯한 느낌이었다. 실감도 안났고, 긴장도 많이 했고, 기대도 많이 됐다. 막상 만나본 스티비 원더 선생님은 노래를 정말 행복하게 하셨다.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효린은 26일 오후 현재 '론리'와 '너밖에 몰라'로 음원차트 각 1위를 석권하고 있는 상황. 그는 "이런 성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관심을 가져주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 내가 과연 잘 할 수있을까 두렵기도 했는데, 기다려주신 분들 기대에 부응하려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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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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