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영화는 마동석 전성시대다. 코미디와 액션, 멜로, 스릴러에 로맨스까지 모든 장르의 영화에서 출중한 연기력과 독특한 개성,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드러내고 있다.
거기에 다작이다. 올해만 특별출연을 포함해 마동석이 얼굴을 내민 영화는 무려 13편에 달한다(촬영을 끝낸 '군도' 제외). 2012년 7편에서 거의 더블 스코어로 상승했다. 그만큼 충무로에서 배우 마동석을 찾는 손길이 잦아지고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출연작들의 성적과 평가도 훌륭하다. 몇 몇 주 조연 작품은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11월 극장가에서는 로맨틱 코미디 '결혼전야'와 스릴러 '더 파이브' 두 편을 동시에 개봉중이다. 이 둘 가운데 '결혼전야'는 관객 입소문을 타고 개봉 6일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1일 막을 올린 '결혼전야'는 첫날 3위로 출발한 뒤 2주차로 접어든 25일 '헝거게임: 캣칭파이어'를 꺾고 2위에 올라서더니, 드디어 26일에는 '친구2'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마동석과 김강우를 비롯해 이연희 구잘 김효진 택연 고준희 주지훈 등 출연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초겨을 로맨틱 코미디 흥행의 부활을 외치고 있다.
'더 파이브'에서는 원톱 주연 김선아보다 훨씬 무거운 존재감을 내비쳤다. '결혼전야'에서 특유의 재치와 쾌활함으로 관객 배꼽을 잡게 만든 그가 '더 파이브'에서는 마음 잡은 건달로 등장해 무지막지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렇게 냉탕과 온탕을 한 번에 오가면서도 관객에게 이질감을 주지않는 배우를 볼 기회란 흔치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흥행 영화에 마동석 있다'라는 말이 영화제작자와 감독들 사이에 공공연히 오갈 정도다.
또 하나 마동석의 강점은 구수하고 잔정 넘치는 인간미를 앞세워 두루두루 넓고 깊은 인맥을 자랑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인기 배우들이 고사하기 십상인 특별출연을 마다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청해서 자기 주연영화마냥 온 힘을 기울이는 게 바로 인간 마동석이다.

마동석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워커홀릭 기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쉬는데 티가 안 나는 거에요. (영화 촬영)중간 중간 한 달 두 달 쉴 때도 있었죠. (쉴 때는 뭐하세요?) 운동을 하죠. 몸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예전에 다친 데가 있어서 안하면 몸이 불편해요. 항상 움직여 놓아야해요."
최근 기대작 '군도'의 촬영을 끝낸 그는 드디어 몸살이 났다. 상상이나 되는가? '이웃사람'의 그 무시무시한 조폭과 '범죄와의 전쟁' 속 건장한 무술 고단자, 그리고 '더 파이브'에서 연쇄살인마를 마구 패는 건달이 감기로 몸져누었다는 게. 마동석은 "그동안 너무 무리하긴 했다. 하하"고 지친 목소리에 또 너털웃음을 담았다.
정에 끌리는 사나이기는 해도 모든 출연 요청에 다 응하는 건 배우로서의 그가 용납을 못한다. 작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마동석의 영화관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시기를 본다. (마음에 안 들거나 일정이 도저히 안 맞는 경우)깨끗하게 고사하고 서운한 게 낫죠. 나중에 웬수되는 것 보다는. 하하."
OSEN 인터뷰 말미를 장식했던 그의 몇 마디가 인상 깊다.
"유머를 좋아한다. 액션 영화 '다이하드'에서 브루스윌리스는 굉장히 극한의 상황에 몰려서도 그 사람 특유의 유머를 보이지 않나. 그 사람이 그런데 정말 그 말을 할 것 같은 거. 그런 걸 좋아한다. 다만 드라마에 절대 해를 끼쳐서는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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