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 중인 배우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아이돌그룹 B1A4의 바로만 제외하고 다들 영화계 블루칩이라는 사실이다.
주인공 '쓰레기' 역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정우는 2009년 '바람'을 통해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인물이다. 아직까지도 그는 이 영화 속 이름이었던 '짱구'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영화 팬들에게 '바람'은 정우의 다른 이름과도 다름 없다. 사실 영화 '응답하라 1994' 전 '바람'을 미리 본 관객들이라면 그의 사실적이고 감칠맛나는 경상도 사투리 구사 실력은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해태 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손호준 역시 본격 데뷔작이 '바람'이다. 이 작품에서 정우와 함께 고등학생으로 등장, 전라도 출신임에도 맛깔난 경상도 사투리로 시선을 잡아끌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고사' 시리즈에도 출연했다.

정우와 손호준 뿐 아니라 '응답하라 1994'에서는 '바람'에 출연했던 지승현 등 배우들이 정우의 고향친구나 선배들로 카메오 출연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칠봉 역으로 '서울 남자'의 부드러움을 과시 중인 유연석의 데뷔작은 그 유명한 '올드 보이'다. 유지태의 아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그는 '무서운 이야기', '건축학개론', '늑대 소년'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나왔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오묘한 느낌의 배우라는 평과 함께 젊은 남자배우 캐스팅 명단에 항상 이름을 올렸다. 최근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또 다른 변신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균은 2011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로 그야말로 영화계의 블루칩이 된 사나이다. 찰랑이는 단발머리로 유명했던 그는 이후 '이웃사람'에서 살인마로 변신해 상을 수상하기도. 이후 그의 스크린에서의 존재감은 승승장구했다. '남쪽으로 튀어', '은밀하게 위대하게', 롤러코스터' 등에 출연했고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유연석과 함께 관객들을 만났다. 둘 다 대척점의 위치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다.
드라마의 샛별이 아닌 영화판에서 인정받은 연기자들이기에 연기력 논란 등이 전혀 없을 뿐더러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아무리 스타성을 지닌 배우라고 하더라도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점프하기 어렵듯이, 반대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동시에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 배우들이 또 하나의 사례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론 다른 안방 드라마들과는 차별되는 '응답하라 1994'의 프리미엄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1994'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을 향한 업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출발지였던 영화에서 더 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후문. 정우와 김성균은 워낙 영화계에서 주목하는 인물들이었지만 스타성을 키우며 한 계단 상승한 모습이고, 손호준의 차기작은 이정재, 신하균이 출연하는 '빅매치'다. 메이저와 마이너의 느낌을 동시에 갖고 있던 유연석은 완벽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