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 도전하겠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31)와 이용규(28)가 성대한 입단식과 함께 한화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27일 서울 플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한화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입단식에는 정승진 사장, 노재덕 단장과 함께 김응룡 감독, 주장 고동진, 김태균, 최진행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근우는 등번호 8번, 이용규는 등번호 1번이 박혀있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모습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내년 시즌 4강에 도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두 선수와 일문일답.

- 한화 입단 소감은.
(정근우) 한화 이글스라고 하는 게 많이 낯설다. 이제 마음을 고쳐 먹겠다. 한화라는 명문팀이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 앞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 있는 (이)용규와 (고)동진이형, (김)태균이, (최)진행이와 함께 최선을 다해 내년에 4강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
(이용규) 성대하게 입단식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화 그룹 임원분들께 감사드린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한화 와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실력의 최대한을 보여드리겠다. 한화가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화의 어떤 점이 끌렸나.
(정근우) (FA 신청 이후) 한 주가 정말 힘들게 지나갔다. (FA 우선협상 마감 후) 12시가 넘었을 때 김종수 한화 운영팀장님이 찾아주셨다. 감독님께서도 전화가 와 '꼭 필요하다'는 말씀에 흔들렸다. 또 태균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었다는 점도 많이 작용헀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
(이용규) 크게 생각할 겨를 없이 (노재덕) 단장님께 자존심만 세워주면 계약하겠다고 했다. 구단에서 기대이상으로 좋은 조건에 다가와주셔서 필요하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어깨 상태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겼다.

- 거액을 받았는데 몸값에 어울리는 성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근우) 대답하기가 곤란한데 FA 하기 전까지 성적으로 평가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거액을 받고 입단한 만큼 성적에 대한 그런 것보다 선수들과 잘 융화하고 적응해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일조하겠다. 몸 상태를 잘 만들어서 경기에 빠지지 않겠다. 팀이 4강에 갈 수 있도록 앞에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내 역할이 아닌가 싶다.
- 한화에는 절친한 선수들이 있는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용규) 팀이 잘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간의 대화와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선수들이 있어야 같은 야구를 하더라도 조금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팀에서 근우형, 태균이형이랑 잘 지내왔다. 나와 진행이가 중간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만 팀이 원활하게 돌아갈 것 같다. 개인 목표보다 선후배 사이의 조율을 잘 한다면 기량 이상으로 그라운드에서 알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정근우) 태균이랑 친한 건 다들 알고 계신 듯하다. 어릴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친한 친구다.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 태균이 덕분에 진행이도 알게 돼 진행이 결혼식 축가도 불렀다. 한마음 한뜻으로 내년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 이용규 선수는 등번호를 바꿨는데.
(이용규) 15번은 개인적으로 프로에 들어와 의미있는 번호였다. 단장님과 계약할 때 15번 다음으로 1번을 생각했다. 부상을 많이 당하고 근래 안 좋은 모습이 있어서 다른 번호를 달고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도 있었다. 우연치 않게 우리 와이프 이름(유하나)과 한화라는 팀 이름 모든 게 연관돼 있는 것 같다. 등번호를 통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 다른 팀에서 온 만큼 (유)창식이 같은 후배들 변호를 뺏고 싶지 않았다. 달고 싶은 번호였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 듯하다.
- 어깨 재활에 있는 이용규 선수의 복귀 시기는.
(이용규) 구단에서는 몸 상태가 완전하게 회복된 뒤 복귀하길 바란다. 하지만 FA 계약을 한 만큼 최대한 빨리 복귀해서 팀에 도움되고 싶다. 개막전은 아니라도 5월 안에 복귀할 수 있도록 스케쥴을 잡고 있다. 3월초부터 볼을 던질 수 있다고 하니 그 때부터 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막전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5월 안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재활하고 있다.
- 밖에서 본 한화 이미지는.
(정근우) 내가 프로에 온 뒤 처음에는 쉽게 본 적이 없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릴 만큼 타선이 강했다. 최근에는 초반에 점수를 주면 분위기가 다운되는 모습을 봤다. 나와 용규를 영입한 것도 앞에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달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승패를 떠나 분위기 만큼은 떨어지지 않도록 잘 이끌겠다.
(이용규) 함부로 한화 전력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 우리 한화가 잘 되기 위해서는 근우형과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심타선은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타선에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투수들이 어느 정도 버텨주고, 4~5월에만 처지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 우리도 부상자 없이 1년 동안 치를 수 있다면 충분히 4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밖에서 본 김응룡 감독 이미지는.
(정근우)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김응룡 감독이 쳐다보며 '좋게 이야기해'라고 하자) 참 좋으신 분 같다(웃음).
(이용규) 나도 마찬가지다. 말씀을 많이 안 하시는 것 같아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제주도에서 감독님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정말 재미있으시고, 말씀도 잘 하셨다. 감독님 웃는 모습을 내년 그라운드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
-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선수로서 부담감은 있나.
(정근우)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용규와 함께 오게 돼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절친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그라운드에서 그런 부분을 떨치려 한다.
(이용규) 성적으로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그라운드에서 악착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팀이 자연스럽게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개인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겠다.
- 평소 이종범 코치에 대한 생각은.
(정근우) 프로에서 함께 한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많이 본 선배님이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하게 돼 설렌다.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 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많이 배우겠다.
(이용규) 다들 아시는 것처럼 첫 프로 주전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이종범 선배님이었다. KIA 시절 룸메이트도 했다. 그때 당시 코치님도 선수 시절이었다. 이제는 코치님이 돼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선수로서 최대한 코치님 노하우를 하나라도 뺏는 게 좋은 것이다.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한다면 조금 더 지금까지 해온 야구 이상으로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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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