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의 이야기다. 그런데 어감이 조금 다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그런 게 아니다. 딱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어서 그렇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2013년 골든글러브 후보들을 발표했다. 황금장갑을 향한 표심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최고 ‘안방마님’을 뽑는 포수 부문에는 이지영 진갑용(이상 삼성) 양의지(두산) 강민호(롯데) 등 4명의 후보가 선정됐다.
다른 포지션은 이름만 들어도 유력한 후보들이 있다. 하지만 포수 부문은 후보 선정부터 고민이 있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자격은 88경기 이상 출전에 타율 2할7푼 이상이었다. 올해는 포수로서 85경기 이상 출전에 타율은 2할3푼 이상이면 자격을 줬다. 경기수야 지난해에 비해 팀당 경기가 줄다보니 자연스레 조정이 된 것이지만 타율은 변화폭이 크다.

후보를 만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선정 기준을 그대로 따른다면 올해는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에 입후보할 수 있는 선수가 진갑용(.271) 밖에 없었다. 양의지는 2할4푼8리, 이지영은 2할3푼9리, 강민호는 2할3푼5리였다. 올해 포수들의 타격 성적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 또 그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는 것을 돌려서 이야기한다. 현실적으로 골든글러브는 수비능력으로만 뽑는 것이 아니다. 포수 포지션은 더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강민호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105경기 출전으로 2009년 83경기 이래 출전 경기수가 가장 적었다. 타율도 지난해(.273)보다 훨씬 떨어졌다. 그나마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띄지만 반대로 실책(8개)은 가장 많았다. 도루 저지(38.1%)에서는 제 몫을 했지만 강민호의 이름값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는 건 더 큰 고민이다. 가장 많은 경기(114경기)에 뛴 양의지는 타율 2할4푼8리, 7홈런, 57타점, 도루 저지율 30.4%, 수비율 포수 중 1위(.994)를 기록했지만 강민호를 넘어 표심을 확 사로잡을 만한 성적은 아니다. 타율이 가장 높았던 진갑용은 도루 저지율이 18.3%에 그쳤고 이지영은 타격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투표인단이 좀 더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부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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