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수, 재발견 이상의 도약 꿈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1.27 14: 50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올해의 재발견 중 하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진해수(27, SK)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올해는 그저 기반을 다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르겠다는 각오다. 겨울의 추위를 느낄 겨를이 없는 이유다.
올해 SK와 KIA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은 입은 진해수는 SK 좌완 불펜진의 희망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실 처음 SK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만 해도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팬들의 기다림도 꽤 길었다. 그 사이 부담감과 압박감이 뒤범벅된 스트레스가 진해수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러나 더 이상 주저앉지 않았다. 차분하게 밸런스부터 잡았다. 밸런스가 잡힌 진해수는 분명 가진 것이 많은 왼손 투수였다.
밸런스가 안정되자 150㎞에 이르는 강속구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강속구가 살아나니 예리한 슬라이더의 위력도 좋아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만으로도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이는 후반기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진해수의 후반기 성적은 3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1. 연투도 마다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26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강한 인상이었다.

그런 진해수는 내년 SK 불펜을 이끌 핵심 퍼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안주하는 자에게 발전은 없는 법이다. 진해수도 이를 알고 있다. 일단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체력적 부담 없이 마무리캠프를 소화 중이다. 진해수는 “몸 상태도 괜찮고 체력적으로 특별히 힘들지도 않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시즌 때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을 다듬고 있다”며 근황을 설명했다.
아쉬움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다. 진해수가 2013년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상승세를 너무 늦게 탔다는 것이다. 진해수는 “트레이드 후 처음부터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경기도 더러 있었다. 진해수의 목표는 거창하기보다는 그런 경기를 차츰차츰 줄여가는 것이다. 그런 물줄기가 하나둘씩 모이다보면 거대한 강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업그레이드도 준비하고 있다. 진해수는 “투구 연습 때 투심·커브·스플리터 등 아래로 떨어지는 종류의 공을 계속 던지며 감각을 익히는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진해수는 130㎞대 중·후반에 이르는 빠른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 잘 들어가는 날은 왼손 타자들에게 공포다. 이런 진해수가 종으로 떨어지는 공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위력이 더해질 수 있다.
기복을 줄이는 것도 목표다. 진해수는 올해 전형적인 파워 피처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래서 기복이 심한 측면도 있었다. 진해수 스스로도 이 문제를 알고 있다. 진해수는 “힘으로 던지는 피칭보다는 일정한 밸런스로 기복 없이 던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야간 운동 때 밸런스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다.
2014년 개인적 목표는 15홀드, 그리고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올해 후반기 페이스를 생각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여전히 왼손 계투진이 불안한 SK로서는 박희수 이전에 나서는 진해수의 몫이 절대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팀의 성적을 우선으로 뽑는 진해수다. 진해수는 “개인 성적도 성적이지만 부상없이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우선적으로는 팀이 잘해서 가을 야구를 했으며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진해수의 힘이 필요하다. 진해수의 겨울에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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